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19주기...유가족 "우리는 눈 감기 전까지 잊을 수 없다"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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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18 16:27   |  수정 2022-02-18 16:41
18일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추모식
유가족 "오늘 행사에 재단 이사가 단 한 명 왔다...2·18안전문화재단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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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안전 상징탑 앞에서 대구지하철화재참사 19주기 추모식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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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안전 상징탑 앞에서 대구지하철화재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헌화가 진행됐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19주기를 맞은 18일, 대구 동구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식이 열렸다.

2·18안전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이날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김종한 대구시 행정부시장, 여영국 정의당 대표, 김종기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김종한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추도사를 통해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유가족과 부상자, 대구시민들의 상처는 여전히 깊이 남아 있다. 다시는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지 않도록 안전한 공동체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특히 지난달 27일 시행한 중대재해처벌법 체계 구축 등에 힘쓰겠다"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추모식이 열리는 동안 유족들은 19년 전 이날을 떠올리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19년 전 참사로 딸을 떠나보낸 이춘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유족 대표는 "유년시절 야무지고 똑똑했던 우리 딸은 24살의 나이에 운명을 다했다. 그 불구덩이 속에서 얼마나 무서웠을지, 그 절박한 순간 딸을 지켜주지 못한 게 뼈가 녹는 느낌"이라며 "너와 함께 하늘로 간 영령들의 행복을 바라며 엄마는 해야 할 일을 하려 한다. 언제나 사랑하고, 부디 행복해라"라고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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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안전 상징탑 앞에서 대구지하철화재참사 19주기 추모식 중 한 유가족이 단상 앞에서 2·18안전문화재단을 질책했다.


이날 추모식 도중에는 2·18안전문화재단에 대한 유가족의 질책이 나오기도 했다.

김태일 2·18안전문화재단 이사장을 대신해 참석한 강재형 이사는 추도사를 통해 "참사 19년째다. 사람 나이로는 청년이 됐다. 마음은 채워야 하지만 가슴은 비워야 시원해진다. 유가족분들이 이제 가슴으로 오늘을 기념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들은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윤석기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지금까지 들은 추도사 중 가장 잔인한 추도사"라며 "20년이 지났으면 잊고 마음으로 기도하자는 취지의 발언이 적절한가. 참사로 숨져간 192명의 목숨으로 운영되는 재단에서 이제는 그들을 잊으라고 말할 수가 있나"라며 질책했다.

한 유가족은 무대 앞으로 나와 울분을 터트리기도 했다. 한 유가족은 "오늘 행사에 재단 이사가 단 한 명 왔다. 재단 소속 이사라면 오늘 같은 날에 와서 유가족에게 위로해야 하지 않느냐"며 "본인들 자제들이 이런 참사를 겪었다면 20년이 지난다 한들 잊을 수 있겠나. 우리는 눈 감기 전까지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김태일 2·18안전문화재단 이사장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한편, 이날 추모식에는 박창달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 총괄 선대위원장,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당 위원장,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각 당의 대선 후보 대신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들은 저마다 "시민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구지하철 참사에 대한 각 대선 후보들의 뜻을 전달했다.

글·사진=이남영기자 lny01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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