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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 평은초등 학생들이 학교 특색 활동 중 하나인 두레 자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평은초등 제공> |
경북 영주 시내에서 안동 방향으로 10㎞정도를 달리면 옛 영은분교장 자리에 이전 개교한 평은초등학교가 있다. 1922년 개교해 평은면 금광리에 있다가 영주댐 건설로 지금의 위치인 평은면 평은리에 자리를 잡았다.
평은초등은 지금까지 4천2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학구가 속한 마을이 수몰돼 이전했고 이후 학생 수 감소로 폐교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총동창회·학부모·교사가 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2019년부터 경북도교육청의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도입으로 2022학년도에는 병설 유치원 1학급·일반학급 6학급·특수학급 1학급으로 총 8개 학급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해를 거듭할수록 학구 학생들이 줄어드는 것이 농촌 학교의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2019년부터 자유학구제를 적극 활용하면서 신입생을 유치할 수 있었다. 올 들어서는 벌써 5명의 학생이 전·입학했다. 평은초등은 매년 전·입학생 및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교생에게 체육복·체험학습비·방과후학교 수강료 등이 지원돼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도 크게 줄었다.
2020년에는 강당 증축 및 도서관·과학실 환경 개선 사업을 완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영역 단위 학교 공간혁신사업에 선정돼 1~3학년 3개 교실 및 복도를 학생 활동 중심 및 놀이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전교생 40명 정도의 작은 학교지만 학생 주도의 두레 자치 활동과 두레 가족 모임은 평은초등이 자랑하는 특색 활동 중 하나다. 매월 첫 주 수요일에는 전교생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규칙을 정한 뒤 실천 방법을 의논하고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6학년 두레장을 중심으로 모둠을 만들어 책 읽어주기·음식 만들기·전통 놀이·자연 놀이·텃밭 가꾸기와 같은 체험 중심의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해마다 2박3일씩 도시문화·역사 체험, 물놀이·스키 체험, 뒤뜰 야영 등을 실시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이 높았다. 코로나19 확산 후에도 철저한 방역 속에 전면 등교를 계속할 수 있었으며, 근교 체험활동 및 다양한 교내 특기·적성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교육 공백을 막고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요즘 시대에 평은초등의 돌봄교실은 희망 학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학부모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학기 중뿐만 아니라 방학 중에도 뉴 스포츠·뮤지컬·보드게임, 책 놀이·로봇 과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월 말까지 스쿨버스 운행과 점심 급식 제공으로 전교생 대부분이 방학 중에도 등교하고 있다.
황재주 교장은 "작은 학교의 장점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을 위해 꿈과 끼를 키우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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