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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학 '장미' |
올해 1월 영천에서 대구로 이전한 갤러리청애가 개관 6주년 기념으로 김재학 초대전 '절제와 중용의 미'를 13일부터 5월8일까지 연다.
2016년 3월 영천에서 개관한 갤러리청애는 지난 1월 미술 애호가들과 보다 가까이에서 호흡하면서 활동의 폭을 넓히기 위해 대구 수성구로 둥지를 옮겼다. 지난 5년간 영천에서 좋은 작가와 소통하며 내실을 다졌다면, 앞으로는 아트페어 활동 확대 등 미술 애호가들과의 접점을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시에는 극사실주의 화가 김재학의 작품 약 20점을 선보인다. 김재학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 등 재계 거물의 초상화를 제작했으며 그의 작품이 삼성 달력 이미지로 활용돼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그의 극사실주의 회화는 렌즈가 구현하는 정밀성을 그림에서의 생명력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의 하이퍼 리얼리즘이 대상을 다분히 차갑게, 그리고 거리를 둔 채 묘사하고 있는 데 반해, 김재학은 냉소적이거나 싸늘한 시선을 거두고 오히려 렌즈가 주는 엄밀성을 통해 대상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묘사의 방법은 엄밀하고 냉정한 듯 보이나 화면에 흐르는 공기는 상당히 청량하고 싱그럽게 느껴지게 한다는 것.
작가는 사진적 재현성을 극도로 절제하거나 부분적으로 한정하는 감각을 보여준다. 예컨대 꽃과 화병에는 고감도의 재현성을 부여하고, 배경은 추상적 여백으로 처리해 소박하고 단아한 느낌을 선사한다.
기본적인 12색만을 이용해 그림이 맑고 절제와 중용의 미를 느낄 수 있으며, 수채화의 우연성과 번짐 기법을 유화에 활용해 청아함도 드러낸다.
안효섭 갤러리청애 실장은 "갤러리 오픈 때부터 초대하고 싶은 작가였는데, 대구 이전 및 개관 6주년 기념으로 어렵게 섭외했다"면서 "김재학의 화폭을 통해 차분한 배경 속에 고고하게 피어난 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자신의 마음 한가운데를 조용히 응시하게 된다. 난립하지 않는 절제의 미덕으로 중용의 미를 보여주는 김재학의 작품이 관람자에게 평안함을 안겨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월요일 휴관.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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