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복·이춘호 '한식 삼천리'] 등겨장 명인 신청 준비를 하고 있는 백말순씨, 성주지역 60여년 외길 백말순표 등겨장 명성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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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15   |  발행일 2022-04-15 제34면   |  수정 2022-04-1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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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겨장은 보리쌀겨 반죽을 왕겨를 태운 재에 넣고 구운 것을 띄워 말려 빻은 가루에 보리쌀을 갈아 엿기름물에 삭힌 식혜, 무청, 당근, 풋고추, 메줏가루, 다진 마늘, 고춧가루, 산초가루, 소금 등을 섞어 버무려 삭힌 것이다. 메줏가루와 소금을 섞은 보리밥에 절인 무채, 당근 채, 무청, 풋고추를 고루 버무리기도 한다.

경북에서는 '등겨장', 경남에서는 '개떡장'이라고도 한다. 장이 떨어지는 시기인 이른 봄에 담가 비빔, 쌈, 찌개, 반찬 등으로 이용한다. 서늘한 온도에서 삭혀야 제맛이 나므로 한여름은 피한다.

특히 성주 지역이 등겨장으로 유명하다. 초전면 동포리에 살고 있는 백말순, 그리고 성주읍 감골식당 이천혜자와 그녀의 어머니 박말순 때문이다. 백말순은 60여 년 등겨장 외길을 걸어 왔다. 16년 전 아들 최계환이 가업을 이으며 공장을 짓고 전국구 마케팅을 시작했다. 현재 청국장이 들어간 청국쌈장까지 특화했다.

감골식당도 50년 역사를 가졌다. 성주읍 감골식당은 이제 등겨장을 만들지 않고 그 명맥은 딸 최해숙이 잇는다. 모친이 타계하자 9년 전 달서구 성서로 와서 감골식당(053-587-7026)을 차렸다. 1년에 3번 등겨장을 만드는데 특이하게 무와 고추씨를 섞는다. 감골식당에서는 도넛처럼 생긴 메주를 '딩기뭉테기'라 부른다.

아무튼 고래의 장류문화의 연대기를 보면 한민족의 양념(발효장류)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같다. 이 장류의 범주에 맞는 신개념 음식이 양식, 중식, 일식 전문가와 공유됐으면 좋겠다. 김영복 원장도 이번 기획시리즈와 관련 다양한 셰프와 한식 세계화를 위한 합종연횡을 시도하고 있다. 소중한 흐름은 늘 '등잔 밑'에 숨어 있다. 먼 곳, 유행하는 트렌드 라인 속에서 '파랑새'를 찾긴 힘들 것 같다.

이춘호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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