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울진산불 피해 복구하려면

  • 원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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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2 07:09  |  수정 2022-05-12 07:12  |  발행일 2022-05-12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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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래기자〈경북부〉

울진산불이 역대 최장과 최대 피해라는 기록을 썼다. 지난 3월4일 시작된 산불은 213시간 만에 진화됐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6년 이후 단일지역 산불로는 최장 시간이다.

총피해금액이 1천717억여 원에 이르며 사유재산은 228억여 원, 공공시설은 1천489억여 원의 피해를 입었다. 산림피해 면적도 어마어마하다. 총 피해면적 1만4천140㏊ 가운데 공유림·사유림 9천831㏊, 산림청소관국유림 4천309㏊이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피해도 총 3천395㏊에 이른다. 울진군 북면 두천·상당·덕구리 등이 3천170㏊로 제일 많은 피해를 입었고 금강송면 소광리가 225㏊이다. 이번 산불로 금강소나무가 불타고, 꼬리진달래를 비롯한 한국특산식물의 훼손이 광범위하게 일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울진 산불 피해지는 멸종위기야생동물1급 산양의 주요 서식지이기도 하다. 울진군 산양 분포지역은 삿갓재 주변의 능선과 대광천을 포함한 소광리 지역, 북면 두천리의 십이령 주변 능선과 계곡, 응봉산 지역 등이다. 이곳은 산양의 최남단 서식지로, 생태적으로 가치가 큰 곳이다.

산림전문가들이 "앞으로 울진산불피해지역 복구·복원대책에서 산림복원이 중요하다. 복구 방식의 조림으로 접근하면 예산 낭비는 물론 사업 관리도 힘들어 자연기반 복원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복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여름 장마로 큰비가 내렸을 때 금강소나무 고사로 인한 토사가 유실되고 이로 인한 산사태 발생 위험 또한 높아진다. 토양오염에 대한 조사도 정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산불이 휩쓴 땅이 재로 변해버렸다. 이 토양이 물로 흘러들게 되었을 때 저서생물들의 서식지 변화 우려도 크다.

이 때문에 앞으로 산불 피해복구에 만전을 기해 산림보호구역의 산림생태계가 산불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정밀하고 깊이 있는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나아가 산림생태복원의 원칙과 방향을 세우고 실제 자연과 산림의 생명력을 증진시키는 복원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학계, 민간 등의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산림생태복원의 기본 원칙을 확인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과제를 도출하고 즉시 시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노력은 장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울진산불로 훼손된 자연을 되살리고 울진 주민들의 삶의 터전도 제대로 회복시킬 수 있다.
원형래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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