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장애학생과 함께 하는 특수교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최선"

  • 이준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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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5 18:09  |  수정 2022-05-16 15:49  |  발행일 2022-05-25 제13면
'교직 22년' 대구덕희학교 권기홍 교사
"교장·교감 아닌 담임으로 끝까지 함께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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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덕희학교에 재직 중인 특수교사 권기홍 교사. 권기홍 교사 제공

대구덕희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권기홍(47·대구 달서구) 교사는 특별한 사연을 가졌다.

권 교사는 일반 교사가 될 생각이었다. 그러다 호기심으로 특수교육과에 진학했다. 대학에 다니면서 시각장애인 동료가 본인과 별다른 게 없다고 느꼈다.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신을 투신할 만큼 특수교사만의 매력을 느꼈다.

대구 남구 대명시장 뒷편으로는 '사랑, 빛, 자유'를 교훈으로 하는 5개 특수학교가 있다. 지체부자유 학생을 위한 대구보건학교, 시각장애 학생을 위한 대구광명학교, 정서장애 학생을 위한 대구덕희학교가 있다. 또 대구영화학교는 청각 장애 학생을, 대구보명학교는 지적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시설이다. 이 곳 5개 학교 교사들은 순환근무하며 다양한 장애 학생들을 만난다.

권 교사는 22년째 교직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장애 학생이라고 모든 걸 용인하지 않고, 오히려 더 단단히 가르쳐 자신을 거쳐 간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열과 성을 쏟고 있다.

권 교사는 "기특하고 대견한 제자가 있다. 지금은 다른 길로 접어들었지만, 자신도 불편한 몸이지만 묵묵히 다른 학생들을 지켜봐 주고 무한한 날개 달아주려는 아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권 선생님은 지금도 그때의 감동을 전한다.

가슴뭉클한 순간도 있었다. 일반 학교에서 전학 온 아이가 문학 수업에서 장애를 비롯해 억눌렸던 자신을 다 토해낸 순간을 봤을 때 권 교사는 가슴 깊은 곳에서 감동을 느꼈다.

장애 학생 특성상 앓고 있던 병이나 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난 제자들이 많다는 것이 권 교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권 교사는 우리나라 특수교육의 문제점을 짚었다. 권 교사는 "특수교육은 분리된 환경을 만들고 아이들이 그 환경에서 자란다"고 말했다. 일반 학생들은 그들만의 학교로, 장애인들은 특수학교 쪽으로 나눠지게 된 것이다. 이어 "이제 통합교육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가벼운 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일반학교 특수학급에, 중증 장애학생은 특수학교에서 교육받는 환경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특수학급 여건상 여러 장애의 학생들로 각각의 학생들에게 집중되지 않은 학습 환경이 많다. 권 교사는 이해한다면서도 "장애라는 것 자체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성질이 아니기 때문에 특수교육 현실의 어려움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권 교사는 강조했다.

권 교사의 시선도 시간이 흐르며 바뀌었다. 그는 "과거엔 공부한 것을 학생들에게 쏟아부으려 노력했다. 현재는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장·교감이 아니라 담임교사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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