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선거-현충일 '황금연휴' 두고 공항·역 '북적'…현충일 퇴색 우려도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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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6  |  수정 2022-06-05 16:28  |  발행일 2022-06-06 제7면
[르포] 선거-현충일 황금연휴 두고 공항·역 북적…현충일 퇴색 우려도
5일 오전 대구 동구 대구국제공항 체크인 카운터 앞은 황금연휴를 맞아 여행을 가려는 여행객들로 붐볐다.
[르포] 선거-현충일 황금연휴 두고 공항·역 북적…현충일 퇴색 우려도
5일 오후 동대구역. 시민과 외지인 등 다수의 사람들이 다른 지역을 오가기 위해 여행용 캐리어와 함께 대합실을 오가고 있다.

최장 6일 '황금연휴' 막바지인 5일에도 대구지역 공항과 기차역은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풀리고 처음 맞은 황금연휴에 시민들은 설레는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대통령선거까지 있었던 이 달에는 2일 휴가를 내면 선거(1일)와 현충일(6일)을 포함해 최대 6일을 쉴 수 있다.

5일 오전 11시30분 대구국제공항. 비가 오는 흐린 날씨였지만 여행을 가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공항은 북새통을 이뤘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공항을 방문한 시민들은 대기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간간히 식사를 하며 일정을 체크하기도 했다.

지인 부부와 함께 2박3일 제주도 여행을 간다고 밝힌 김모(여·60·대구 동구)씨는 "석달 전부터 지인 부부와 함께 현충일 휴무 날짜를 맞춰 제주도를 가자고 계획했다. 같이 여행가는 부부가 아직 직장인이라 '틈새' 연차를 내 함께 여행을 갈 수 있었다"며 "코로나 때문에 무서워 그간 여행도 제대로 못 갔는데, 이제는 연휴를 사용해 며칠씩 여행을 갈 수 있는 게 꿈만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대구공항에서 만난 항공사 직원 A씨 역시 "거리두기가 풀린 뒤로는 그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승객들이 오가고 있다. 오늘은 연휴의 막바지라 인파가 덜하지만 지난 2~4일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아 공항이 혼잡을 빚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같은 날 오후 1시쯤 동대구역 대합실에도 많은 여행객들이 서울, 부산 등을 방문하기 위한 기차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고향을 찾았다가 생활 터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서울로 돌아 간다는 최모(여·29)씨는 "대구가 고향이지만 스무살때부터 가족과 떨어져 서울에서 쭉 생활했다. 이번 연휴를 맞아 부모님 얼굴도 뵙고 미처 처리하지 못한 일을 하려고 지난 2일 대구에 왔다"며 "아무래도 선거와 현충일 사이 주말이 있어 평일 하루만 연차를 내도 며칠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니 사람들이 더 몰리는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해방감에 현충일의 의미가 퇴색돼 가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 영남일보 취재진이 시민들에게 '현충일'의 뜻에 대해 묻자, 자세히 모른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일곱살 아들과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다는 김모(41·경북 구미)씨는 "그간 코로나로 가족과 제대로 된 여행 한 번 못가다가 겨우 3박4일 여행을 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국가 공휴일인 현충일에 놀러 가면서도 정확한 뜻을 잘 모르니 머쓱 했다"며 "코로나가 풀렸다는 안도감에 빠지지 않고 놀러 가서 아이와 함께 현충일의 의미도 나눠보고 해야겠다. 다른 분들도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현충일의 의미에 대해 다 함께 생각해 볼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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