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주도 약령시 신규사업 '한방특구 해제' 위기 돌파구 될까?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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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7 18:58  |  수정 2022-06-07 19:02  |  발행일 2022-06-08
대구시 주도 약령시 신규사업 한방특구 해제 위기 돌파구 될까?
대구 중구 약령시에서 열린 '대구약령시한방문화축제'의 한 장면. 영남일보 DB

대구시가 추진하는 약령시(대구 중구) 신규 사업이 '약령시 한방 특구' 해제 위기(영남일보 5월3일자 1면 보도)의 돌파구가 될까.

대구시는 최근 약령시 내 디지털 콘텐츠 개발 지원 사업이 잇따라 기관 사업으로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선정된 사업은 지난 3월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이 공모한 '대구 약령시 한의약박물관 실감 콘텐츠 개발·실증과제'와 한국관광공사에 최종 선정된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 홈페이지 내 '나만의 부캐(원래 캐릭터가 아닌 또 다른 캐릭터)로 즐기는 대구약령시 여행 디지털관 메뉴 설치'다.

이들 사업이 선정되자, 약령시 안팎에서는 '약령시 한방특구' 해제 위기를 타개할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중소벤처기업부가 '규제자유특구 및 지역특화발전특구에 관한 규제특례법(특구법)'을 개정하면서 일부 특구는 주민공청회, 지역특구위원회 의결 등 과정 없이 지정 해제가 가능해 졌다. 중기부의 자체 판단으로 특구의 직권해제가 가능해지면서 약령시 한방특구 해제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선정 사업을 두고 약령시 상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사업을 통한 관광객 유치와 한방 특구 유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기존에 진행한 콘텐츠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오기 때문이다.

약령시보존위원회 관계자는 "요즘은 디지털을 활용해 홍보가 가능한 시대이고, 청년층도 이 같은 방식으로 정보에 접근하고 있다. 대구시에서 진행한 디지털 콘텐츠사업이 잘 된다면 관광객을 통한 경제 및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 같다"며 "디지털 콘텐츠 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다시 한번 약령시를 알리고 청년층, 외지인 등 잠재적인 고객 유치도 가능하다. 또 약령시 한방 특구를 다시 활성화 해 특구 해제 위기 상황이 타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약령시의 한 상인은 "이미 한방의료체험타운 내 청년몰에는 한의사 가상 진료체험(VR), 한약탕기 체험(실감형) 등 비슷한 디지털 콘텐츠가 있을 뿐 아니라 시설도 마련된 상태다. 게다가 사업이 진행되는 약령시 한의약 박물관과 한방의료체험타운은 100m 안팎으로 굉장히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면서 "어찌 보면 같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세금이 이중으로 쓰인 것 같다. 약령시와 한방 특구의 부흥을 위해서는 디지털 콘텐츠 외에도 시민들의 이목을 끌 만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약령시 디지털 문화공간 조성 및 디지털 콘텐츠 개발 지원을 통해 한방문화의 역사와 전통 계승 발전, 약령시장 상권 활성화를 꾀한 건 맞지만, 한방 특구 해제를 염두에 두고 진행한 사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중기부 한방 특구 관련은 중구청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대구시에서 추진한 사업과는 무관하다"며 "특구의 유지도 중요하지만 약령시, 한약 시장 등 한방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으니 디지털 콘텐츠 개발을 통해 시민들이 한방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달 특구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대구시가 한방 특구 내에서 진행하는 사업 안도 중기부에 특구를 어필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해당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더 중요하다"며 "대구시와 별개로 중구청 자체적으로 한방 특구 신규 사업 개발을 위한 추경 계획 등을 준비하고 있다. 추후 새로운 사업 계획을 찾아 중기부로부터 컨설팅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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