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일대 조류경보 '관심' 단계 올해 첫 발령…지자체·환경단체 '촉각'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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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16 17:38  |  수정 2022-06-17 08:24  |  발행일 2022-06-17
대구 수계 운문댐 물 36% 낙동강으로 변경...시민들 불안감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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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낙동강 강정고령지점 일대에서 녹조가 발생해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에서 차단막을 설치해 놓았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올해 낙동강 녹조가 처음 관측되면서, 낙동강 강정고령지점과 해평지점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16일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와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낙동강 강정고령보 상류 죽곡취수장 앞에 올해 첫 녹조가 관찰됐다. 대구 수돗물 취수원인 죽곡취수장~매곡취수장 앞까지 녹조가 '띠' 모양으로 선명하게 드러난 상태이며, 매곡취수장 유입부에서도 녹색 빛깔의 강물을 발견했다.

특히 올해는 무더위로 인한 수온 상승과 장기간 가뭄 등으로 녹조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7일 녹조의 정도를 알려주는 남조류 개체 수를 측정한 결과, 낙동강 일대에서 1천710 세포/mℓ가 검출됐다고 16일 밝혔다. 이어 지난 13일에 관찰된 개체 수는 2만8천762세포/mℓ로, 16배 이상 증폭한 수치다.

대구환경청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16일 오후 3시 낙동강 강정고령지점과 해평지점에 올해 첫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조류경보제 발령기준은 2회 연속으로 1천 세포/mℓ 이상일 때 '관심', 1만 세포/mℓ 이상일 때 '경계', 100만 세포/mℓ 이상일 때 '조류대발생'을 발령하게 된다.

녹조 확산세가 커지면서 식수 공급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강정고령지점 인근인 죽곡취수장은 대구지역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취수장이며, 매곡취수장은 대구시민의 50% 이상이 사용하는 수돗물 원수(遠水)를 취수해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계속된 가뭄으로 지난달부터 이달 15일까지 4차례에 걸쳐 대구 수돗물 수계인 운문댐의 물 36%가 낙동강 물로 변경돼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오늘(16일) 강정고령지점 인근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이 벌레는 녹조를 먹이로 하는 생물이기에 이곳(낙동강 일대)에 녹조가 많이 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녹조의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 100배 수준의 맹독으로 알려져 있는 발암물질"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런 녹조 강물로 농사를 지으면 농작물에 독이 축적되고, 먹는 사람 또한 녹조 독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녹조 문제에 경각심을 가지고 낙동강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조류 차단막 정비와 고도 정수처리 운영, 수질검사 강화 실시 등을 통해 수돗물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 역시 관계기관에 상황 전파 및 오염원 점검 독려와 정수장 정수처리 강화를 요청했다.

대구시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낙동강 일대에 첫 '관심' 단계가 발령돼 이 일대 정수장에 대한 조류 검사를 시행하고 고도정수처리 강화 등 조치를 통해 낙동강 일대 수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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