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대구 달성 현풍곽씨 종택 포산고가 추보당서 곽안방 선생 불천위 제사

  • 이외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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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10   |  발행일 2022-07-13 제12면   |  수정 2022-07-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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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대구 달성 현풍곽씨 종택 포산고가 추보당에서 청백리 곽안방 선생 불천위 제사에서 제관들이 사당에 안치된 신위앞에 고유를 하고 있다.
"공경하면 능히 정직하고 정직하면 능히 청렴하다. 자신이 깨끗한 연후에 가히 사람을 다스릴만 하다."

선현의 말씀을 쫓아 자신에게는 냉혹 하리 만큼 엄격했고 백성들에게는 어질고 용서하는 어버이 같은 덕으로 선정을 베풀면서 지초처럼 살다간 청백리 곽안방 선생의 불천위 제사가 지난 9일 정오 현풍곽씨 종택인 대구 달성 '포산고가' 추보당(追報堂)에서 거행됐다. 추보당 제청에서 치러진 불천위 제사는 종손 곽태환씨(75)를 비롯 전국각지에서 참례한 종인38명이 선생의 유덕을 기리면서 숭모했다.

이날 불천위 제사는 현풍곽씨 고유의 가례를 따르면서 사당감실에 안치된 신주를 모셔와 예를 갖추며 제례는 시작됐다. 은은한 향연(香煙)이 제청을 감돌면서 다양한 제물이 진설되자 축문에 이어 삼헌례의 헌작으로 제향을 올렸다.
불천위 제사는 조상을 덕을 현양하고 혈족간의 정을 돈독히 하여 문중성원 으로써 정체성 확립과 자긍심 앙양의 큰 뜻이 담겨 있다. 불천위(不遷位)는 나라에 큰 공훈이 있는 이를 영원히 사당에 모시도록 나라에서 허락한 신위로 종가에서만 전승되는 독특한 제례문화다.

청백리 곽안방 선생은 1447년(세종29년)에 무과에 급제 전라도 해남 현감을 지내면서 선정을 베풀어 당시 고을 백성들이 선생을 칭송하며 영세불망의 생사당(生祠堂)을 이례적으로 세우기도 했다. 또 익산군수를 마치고 돌아올때에 시종이 자물쇠 하나를 모르고 차고 오는 것을 보고 "나라의 물건이 어찌 크고 작음의 차이가 있겠느냐 나를 더럽힐수 없다"며 당장 돌려보냈다.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청백함과 공사가 분명한 선생의 내면을 엿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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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안방 선생을 배향한 이양서원.
청백리를 달리 염근리(廉謹吏)로도 불리는데 관리 품계의 높낮이를 다지지 않고 가장 존귀한 명예로 선발기준이 매우 엄격했다고 한다. 청백,근검,경효(敬孝), 후덕,인의(仁義) 등 5개 덕목의 품행기준이 까다로워 조선 500년을 통틀어 전고대방(典故大方)의 고문헌에는 218명만이 수록 선정돼 그 이름이 유방백세(流芳百世)로 전해진다.

사후 곽안방 선생은 영구히 사당에 모셔져 500년 이상 연면히 이어져 오면서 음력 6월11일이 기일이다.

4년전만 해도 매년 기일자시(子時)에 제사를 모셨는데 대부분의 제관들이 80대 어르신들로 구성돼 참례객들의 편의를 배려해 지금은 기일 정오에 모신다고 한다.

이번 불천위 제사를 주관한 곽태환 종손은"고루한 예법만 따른다고 해서 숭조정신이 더 선명 해지는 것은 아니지요. 오롯한 정성으로 전통제례의 기본을 충실하게 따르되 시대변천에 따라 합당한 예를 잦추는 것도 오히려 선조님들의 가르침에 부합된다"고 말했다.

추보당 안뜰에는 배롱나무꽃이 만개해 초여름의 운치를 보태고 있고, 후원에는 청백리를 상징하는 오죽과 청솔이 푸르름을 뽐내며 명가의 기풍을 은근히 자랑한다.
글·사진= 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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