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랑 역사탐방 체험학습…교실 밖에서 본 우리지역 역사, 아이들 호기심·사고력 쑥쑥…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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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18   |  발행일 2022-07-18 제12면   |  수정 2022-07-1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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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이 주최하고, 영남일보 교육인재개발원이 주관하는 '대구사랑 역사탐방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구 다사초등 4학년 학생들이 불로동 고분군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9시쯤 대구 동구 불로동 고분군 주차장. 대형버스를 타고 대구 달성군 다사초등 4학년 60여 명이 이곳에 모였다. 이들이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이 주최하고, 영남일보 교육인재개발원이 주관하는 '대구사랑 역사탐방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책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글자, 사진 등으로만 보던 대구지역 역사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껴보기 위해 교실 밖으로 나온 것이다.

교과서·사진으로만 배운 대구역사
불로동 고분군·섬유박물관 찾아
피부에 직접 와닿는 역사체험공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고분 보며
2만년 전부터 이어진 역사 실감
인테리어 디자이너 꿈꾸는 학생
섬유의 다양한 활용 가치 감탄도


◆자연 속의 역사교육 현장, 불로동 고분군

대구 동구 불로동 고분군 주차장을 지나 조금만 걸어가자 초록으로 뒤덮인 구릉 위에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고분이 눈에 들어왔다. 학생들은 고분이 자리 잡은 구릉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높지 않은 구릉이었지만, 코로나19로 교실에 갇혀 있던 시간이 길어서인지 학생들은 큰 산을 오르는 것처럼 숨을 몰아쉬었다. 그렇게 거친 숨을 내쉬면서도 학생들은 "우와" "신기하다" "엄청 예쁘다" 등 감탄사를 쏟아냈다.

"하늘나라로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묻혀 있는 무덤을 '산소'라고 하죠. 여기도 똑같이 죽은 사람이 묻혀 있는데 왜 '고분'이라고 할까요."

강은주(여·50) 문화관광해설사가 질문을 던지자, 학생들이 손을 들고 다양한 오답을 쏟아냈다. 그렇게 해설사의 질문과 학생들의 답이 이어지면서 정답에 가까워져 갔다. 옛 무덤을 일컫는 '고분'은 역사적·고고학적 자료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조선 시대까지의 무덤을 말한다는 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졌고,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불로동 고분군 가운데 가장 큰 제18호 고분은 동서로 62m, 남북으로 28m, 높이 7m에 이른다. 먼저 하나의 무덤이 만들어진 후 또 하나의 무덤이 덧대어 만들어진 것으로 이를 표주박 모양과 비슷하다 표형분이라고 한다. 해발 83.2m의 구릉 정상부에서 남서쪽 아래에 위치한 91호 고분은 지름 19~21.5m, 높이 5.7m의 원형 고분으로, 4기가 차례대로 덧대어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이 안에서는 1m 내외의 유아 혹은 어린이의 인골, 40대 정도 여성의 치아, 20대 남성의 치아 등이 발견돼 가족묘일 가능성도 있다는 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렇게 설명을 듣다가 고분과 비슷하게 생긴 작은 무덤 앞에 '무덤을 옮겨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판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한 학생이 이유에 대해 질문하자, 옆에 있던 또 다른 학생은 "역사적 가치가 없는 것 아닐까요" "최근에 누가 몰래 무덤을 만든 것 아닐까요"라고 답했다. 그렇게 자연 속에서 학생들끼리 질문하고 답하는 등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대구 동구 불로동과 입석동 구릉 서남 면에 분포해 있는 불로동 고분군은 인근의 봉무동 고분군과 같은 집단의 고분으로 여겨지고, 인근의 봉무토성과 봉무동에 생활 유적을 남긴 세력으로 5~6세기 대구의 대표적 정치세력 중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불로동 고분군은 일제 강점기인 1938년 18호분과 22호분이 최초로 발굴 됐고 이후 최근까지 조사가 이뤄져 현재 총 275기로 확인되고 있다. 또 같은 범위에 속한다고 여겨지는 봉무동 고분군(132기)까지 더하면 총 400여 기 정도가 있다. 역사적 가치 등을 인정받아 불로동 고분군은 우리나라 고분군 중 최초로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262호로 지정(1978년)됐다.

강나윤 학생은 "불로동 고분군의 뜻과 역사를 알게 됐고, 멋진 풍경도 아름다웠다. 대구에도 고분군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고, 홍채민 학생은 "불로동 고분군을 통해 대구에도 2만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혜원 학생은 "무덤이 연결되어 있어 부부가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는 표형분이라는 무덤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 해설사는 "열심히 질문도 하고, 제대로 알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면서 "이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심 한가운데 지역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공원, 야간조명까지 이렇게 잘 갖추고 있고,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공원은 없다. 거기다 1천500여 년 전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외국인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설명했다. 강 해설사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어통역가이드도 하고 있다.

◆한국섬유 역사를 한눈에 '대구섬유박물관'

1시간30분가량 이어진 불로동 고분군 현장 학습 이후 학생들은 인근에 있는 국내 유일의 섬유종합박물관인 '대구섬유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학생들은 1900년부터 그 당시 유행했던 스타일의 옷을 통해 우리나라 패션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패션관', 섬유의 역사와 소재 그리고 기계의 발전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산업관', 생활과 산업 그리고 의료산업 환경에 도움을 주는 첨단섬유와 친환경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미래관' 등을 돌아봤다. 특히 400℃ 이상의 고온을 견디는 소방복, 강철의 5배나 되는 강도를 지닌 방탄복 등 신소재로 만든 옷, 슈퍼 소재인 탄소로 만든 자동차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질 땐 학생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또 19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 생산된 재봉틀 90점으로 만들어진 '엔틱 재봉틀 아트월' 앞에서는 학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신기한 듯 올려다보기도 했다.

김지아 학생은 "한복, 군복, 3D옷 등 많은 옷을 볼 수 있어 신기했다. 특히 공기청정기, 정수기 필터, 자동차 엔진 같은 것도 섬유로 만든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면서 "참 재미있고, 섬유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윤정 학생은 "옛날 옷은 현재랑 많이 다를 줄 알았는데 비슷해서 신기했다. 특히 탄소섬유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제일 신기했다"면서 "이번 기회로 디자인에 더 관심을 갖게 됐고, 내 꿈인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 다음에 섬유박물관에 가면 더 자세히 둘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4학년 부장인 최진원(43) 교사는 "학교 수업 중 우리가 사는 대구의 역사 등에 대해 배우는데 사진이나 영상자료로만 보던 것을 학생이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면서 "열린 공간에서 학생이 직접 피부에 와닿는 수업을 경험한 만큼 앞으로 진행되는 수업은 더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구에도 이렇게 역사적인 장소 등이 많은 만큼 이번 수업을 계기로 학생이 보다 많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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