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표지판…방치된 파손 과속방지턱…대구 '어린이보호구역' 시설물 관리 미흡

  • 이남영
  • |
  • 입력 2022-09-16 07:03  |  수정 2022-09-16 07:39  |  발행일 2022-09-16 제6면
[영남일보 연중 캠페인 人道를 돌려주세요]<13>초등생 위험한 등하굣길

남도초등학교
대구 중구 동덕초등 앞 어린이보호구역은 인도가 좁을 뿐만 아니라 표지판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있다.(위) 남구 남도초등 바로 앞 과속방지턱은 노면이 벗겨지고 일부가 파손되면서 과속방지턱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지역 어린이보호구역에 필요한 시설물의 관리 부실과 미설치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안실련)은 대구 시내 233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전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설물 관리가 미흡하거나 설치하지 않은 비율이 학교당 평균 15.1%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어린이보호구역에 설치된 교통 표지판과 차량 속도, 인(보)도 상태 등 18개 항목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특히 구·군별 어린이보호구역 관리 차이가 두드러졌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시설물 관리 실태를 살펴본 결과 중구가 27%로 관련 시설물 미설치율이 가장 높았으며, 남구(25%)와 서구(20.6%) 역시 평균(15.1%)보다 높았다. 달성군의 경우 시설물 미설치율이 8.15%로 가장 낮게 조사됐다.


시설물 부실 학교당 평균 15%
미설치율은 중구 27%로 최고
"학교별 실정에 맞게 보강 필요"



실제 영남일보 취재진이 이날 일부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을 확인한 결과, 관련 시설 미비 등으로 위험한 등하굣길을 이어가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초등 저학년 학생들이 하교하는 오후 1시10분쯤 중구 삼덕동 동덕초등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선 학교 바로 앞을 제외하곤 별도 인도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신호등도 없어 아이들은 맞은편 길을 갈 때도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차량을 연신 살피며 조심스레 길을 건넜다.

운전자가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알만한 표지판이나 주의할 만한 시설 관리도 미흡했다. 이날 낮 12시쯤 남구 대명동 남도초등 교문 앞 과속방지턱 일부분은 파손된 데다 도색까지 지워진 상태였다. 동덕초등 역시 길게 늘어진 가로수로 운전자가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을 보기 어려워 속도를 줄이는 등 학생의 보행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기엔 부족해 보였다.

학부모들이 어린이보호구역 시설의 지속적인 관리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동덕초등 학부모 황모(여·45)씨는 "학교 인근 길이 위험해 일부 학부모는 시간을 내 저학년 아이들을 직접 데리러 온다. 학교 바로 앞에 차도가 있음에도 촘촘한 울타리라던가 신호등, 횡단 보도 같은 시설물이 부족해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위험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신호등과 횡단보도가 추가로 설치되면 훨씬 안전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각 구·군청과 논의해 어린이보호구역에 적합한 시설물에 대한 보완 등의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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