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2년 뒤 새로운 게임으로 컴백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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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2   |  발행일 2022-09-22 제14면   |  수정 2022-09-22 07:21
황동혁 감독 시즌2 포부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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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다 만들었고,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에 있다." 에미상 6관왕 수상으로 한국 콘텐츠 최초와 최고의 역사를 써 내려간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지난 16일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에서 시즌2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황 감독은 "시즌 사이가 벌어지면 좀 그럴 것 같았다. 그 사이에 이정재를 비롯한 배우들이 확 늙어버릴 수도 있어서 빨리 해야겠다 싶었다"며 "오징어 게임의 재미는 참가자 입장에서 내가 무슨 게임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닥치고 보는 긴장감"이라며 기대감을 부추겼다. 특히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에미상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만큼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과 기대가 모인 상황이다. 몇 가지 단서를 기초로 시즌2의 밑그림을 그려봤다.

넷플릭스 "새 게임 시작"…제작 공식화
작품에 대한 절대적 가치·기대치 높아져

가장 큰 차이점은 이정재가 분한 성기훈
오일남 관련된 모든 궁금증도 밝혀질 듯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

'오징어 게임'은 '남한산성'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 장르를 오가며 새로운 이야기와 깊이 있는 주제의식을 선보여 온 황동혁 감독이 오랜 시간 품어온 상상력의 결과물이다. 2008년 극한의 게임에 빠져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를 탐독하던 그는 "가장 한국적인 서바이벌 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어린 시절 즐기던 추억의 놀이와 어른이 되어 무한경쟁에 내몰린 현대인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포착해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시절의 추억이 가장 끔찍한 현실로 바뀌는 아이러니"를 완성했다. 황동혁 감독이 10년 넘게 세공한 이 장대한 이야기는 넷플릭스를 통해 마침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도전적인 작품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물질적, 정신적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는 그는 영화가 아닌 첫 시리즈에 도전, 길이와 형식, 내용에 제약을 두지 않고 본인이 구축한 세계를 거침없이 펼쳐 보였다.

넷플릭스는 지난 6월 "새로운 게임이 시작된다"며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을 공식화했다. 이후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6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으면서 시즌2에 대한 절대적 가치와 기대치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미상 수상은 성공을 보장하는 인증 마크와도 같다. 출연진과 제작진의 위상은 한층 격상되고, K-콘텐츠에 대한 시선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감독도 지식재산권(IP)과 관련한 항간의 우려를 의식한 듯 "당연히 시즌1의 엄청난 성공 때문에 제작비나 제작 조건은 좋아질 것"이라며 "좋은 조건으로 넷플릭스와 이야기하고 있어, 이 문제는 걱정을 안 해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시즌2의 가장 큰 변화는 성기훈

황동혁 감독은 지난 7월 캐나다 APTN, CNN과의 인터뷰에서 시즌2에 대한 몇 가지 단서를 던졌다. "시즌2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정재가 연기하는 성기훈"이라며 "시즌1에서는 순진한 캐릭터였지만 이제 그는 더 이상 순진하지 않다"고 말했다. 시즌1 에필로그에서 게임의 승자가 된 기훈은 비행기에 오르려던 순간 전화 한 통을 받고 발길을 돌렸다. 시즌2를 염두에 둔 설정으로 짐작되는데, 만약 그렇다면 기훈은 시즌2에선 게임을 진두지휘하는 프런트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에게 많은 아픔과 상처를 남긴 집행부와 전임 프런트맨(이병헌)에 대한 복수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황 감독은 "딱지를 든 양복남도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양복남은 기훈을 오징어 게임으로 인도한 인물로 공유가 연기했다. 공유는 황 감독이 연출한 영화 '도가니'(2011)의 주인공이다. 시즌1에선 특별출연 형식으로 참여했지만 이후 양복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중 있는 역할로 그를 활용하는 방안이 점쳐진다. 오영수가 연기한 오일남에 대한 전사 역시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그가 왜 이 게임을 주최하고 참여까지 하게 됐는지, 프런트맨을 진행자로 내세운 배경 등에 대한 모든 궁금증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오징어 게임의 또 다른 주인공인 게임 방식도 초미의 관심사다. 황 감독은 "시즌 2에는 새로운 게임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이미 시즌1에서 가장 적절한 게임을 찾기 위해 어릴 때 내가 한 모든 게임을 샅샅이 훑었기 때문에 솔직히 시즌2를 위한 게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가장 단순한 규칙을 가진 게임을 사람들의 가장 복잡한 감정과 마음을 그리기 위해 사용한다'는 원칙에 충실했고, 따라서 그 원칙은 확실히 지켜졌다"고 말했다.

시즌2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해 알려진 건 없다. 하지만 시상식에서 보여준 황 감독의 자신감 넘친 모습은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하다. 황 감독은 "부담감 때문에 머리가 하얘졌다. 그런데 부담은 작품을 할 때마다 친구처럼 지고 가는 것 같다. 때로는 큰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며 "이제는 즐거움과 행복함을 떨쳐버리고 집필 작업에 매진하려고 한다. 그리고 2년 후에 나올 시즌2에 실망하시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간담회를 갈무리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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