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부서 기피 분위기?" 대구경북서도 '수사경과' 해제 잇따라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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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1  |  수정 2022-10-10 18:01  |  발행일 2022-10-11 제17면
수사 부서 기피 분위기? 대구경북서도 수사경과 해제 잇따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시행 이후 대구를 비롯한 전국 경찰관들의 '수사경과' 해제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경과는 경찰이 수사 전문인력 양성 차원에서 형사·지능·과학수사 등 분야를 일반 경찰과 분리해 운영하는 인사 제도로, 2005년부터 시행돼 왔다. 매년 형법·형사소송법·범죄수사실무 3가지 과목을 평가해 취득자를 선발한다.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구병)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수사경과 해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5월까지 수사경과 해제자 수는 △2018년 768명 △2019년 1천545명 △2020년 1천179명 △2021년 3천664명 △2022년(5월까지) 1천629명으로 파악됐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2021년의 경우 전년 대비 해제 건수가 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수사경과 해제자 수는 △2018년 42명 △2019년 127명 △2020년 54명 △2021년 200명 △2022년(5월까지) 55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대구지역 수사경과 해제자 수의 경우 전년 대비 3.7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경북 역시 △2018년 72명 △2019년 58명 △2020년 43명 △2021년 238명 △2022년(5월까지) 90명이 수사경과가 해제돼, 2020년 대비 2021년 해제자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부서의 업무량 증가로 사건 처리 지연 등이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경찰청이 김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사건 처리율' 자료에 따르면 사건 처리에 3개월 이상 걸린 사건은 2017년 18.8%, 2018년 19.2%, 2019년 19.7%, 2020년 23.2%, 2021년 26.9%로 계속 증가세다.

얼마 전 경찰관만 활동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업무 과중으로 수사 지연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민원인은) 수사진행 상황을 독촉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역 한 경찰관은 "확실히 요즘 수사부서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판 의원은 "경찰 수사의 전문성이 더욱 강조되는 현시점에서 수사부서 기피 현상은 경찰의 명예와 관련된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라며 "현재 도입 중인 수사부서 포상제도 등 관련 계획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선택과 집중으로 수사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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