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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경북대 북문에서 학생들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이동현기자 |
경북대는 전국 9개 지방거점국립대 중 전북대(25.6%), 경상국립대(20.3%), 강원대(19.4%)에 이어 4번째로 자퇴율이 높다. 11일 찾은 경북대에서는 수도권 집중화 등으로 반수를 준비했다는 학생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사범대학에 재학중인 B씨(여·23)는 반수를 본격적으로 실행하진 않았지만 준비해 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기업이 수도권에 많으니까 서울권 대학을 희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본다"며 "등록금이 싸고 지역 인식이 좋아서 그럭저럭 다니는 중"이라고 했다.
반수를 목표로 자퇴하는 신입생은 경북대 등 지방 국립대뿐 아니라 서울지역 4년제 대학에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서울지역 4년제 대학과 비교해 9개 지방국립대의 자퇴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현실이다.
종로학원이 지난 8월 대학알리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지역 주요 4년제 대학 15개 신입생 자퇴율은 8.4%인 반면, 전국 9개 지방국립대 평균 신입생 자퇴율은 18.7%이었다. 지방국립대의 자퇴율을 2배 이상 높았다.
지방국립대에 대해 과거와 다른 인식이 생겨난 것은 수도권 집중화와 떼어놓을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모든 취업정보와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지방학생들은 취업시장에서 불리한 입장에 서 있다는 것이다.
1년간 반수해 서울지역 대학에 진학한 C씨(27)는 "지방국립대에 가는 경우는 저렴한 등록금이나 지역인재 전형에 메리트가 있기 때문인데, 나 같은 경우 사기업 입사를 목표로 해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편이 훨씬 낫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옳은 판단이었다"며 "요즘엔 지역인재 전형도 티오가 적어 불만을 가진 학생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경북대 공과대학에 재학중인 D씨(23)는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려 있고 심지어 대학에서 체험할 수 있는 여러가지 실습과 특강도 서울에서만 들을 수 있다. 지방대생은 매일 3~4시간을 왕복하며 시간적, 재정적 비용을 훨씬 많이 지불해야 한다"며 "비싼 '인(In)서울' 사립대를 가는 것보다 지방에 있는 국립대에 가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대기업이나 강소기업을 유치하고 서울에서만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지방에서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지방대학 육성예산은 2018년 5천875억원에서 올해 1조5천892억 원으로 2.7배 늘어났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지방국립대가 수도권 사립대에 뒤처지는 이유 중 하나로 '재정적 열위'로 꼽은 만큼, 올해 늘어난 재정지원이 실질적인 '청년 유출'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회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단순한 재정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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