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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슈분석]윤, 사전정비 작업 나섰나. 친윤 줄 세우기와 결속의 향방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오찬을 갖고 소통에 나선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최근 내부 조직 정비에 나선 상황에서 '지원사격'에 나선 모양새다. 또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주 윤 대통령의 '뿌리'인 충남을 찾아 민심 다지기에 나선다. 향후 전당대회를 앞둔 사전정비 작업이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윤계(親윤석열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전당대회와 차기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도가 '친윤과 집권세력 핵심부'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수 도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9일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오찬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대통령 정무수석실이 최근 전국 여당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초청장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국민의힘 전국 당협 253곳 중 현역 의원 및 공석인 사고 당협(67곳)을 제외한 70여 명의 원외 위원장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 당협위원장의 경우 기본적으로 야당에 밀리는 '열세 지역구'를 책임지고 있다. 차기 총선에서 여소야대 구도를 깨트리기 위해서는 이들 지역구의 '선전'은 절실하다. 때문에 간담회는 지지율이나 지원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구에 대해 대통령이 주목한다는 신호를 보이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윤 대통령과의 만남은 여당의 차기 전당대회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진석 비상대책위'는 전국 당협을 대상으로 당무 감사와, 사고 당협의 당협위원장 선출을 위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가동 등 조직 정비를 앞둔 상황이다. 지역 당원조직을 관리하는 당협위원장이 누가 되느냐는 내년 초 열릴 예정인 전당대회는 물론, 2024년 4월 총선 공천을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다. 전당대회와 차기 총선을 앞두고 친윤계 인사들을 심기 위한 정지작업이다는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나아가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에 대한 '찍어내기'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이르지만 윤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로 당권이 친윤 후보 대 유승민 전 의원, 또는 친윤 대 비윤(非윤석열계) 간 양강 구도가 될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4일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친윤측의 의도는 다소 복잡해보인다. 나 전 의원은 높은 인지도로 차기 당권 주자 여론조사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인선이 나 전 의원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는 것인지 아니면 친윤계의 교통정리 차원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즉 '친윤계(親윤석열계)'로서는 당을 재편하고 장악하려면 확실한 주자를 내세우고 또 일종의 단일화로 힘을 실어주어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당협 정비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 일행이 20일 충남을 찾는 것도 그래서 주목된다. 지난주 당의 핵심 지역인 대구·경북에 이어 이른바 윤 대통령의 마음의 고향이라는 충남을 찾아 당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서는 탐탁치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대 주자 중 한 명인 윤상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진석 비대위가) 가처분 문제가 해소되자마자 마치 평온하고 정상적인 지도부인 듯이 당협 줄 세우기에 들어간 모양새"라며 "현 비대위는 국정 뒷받침과 전대 준비에만 집중하고, 당 운영과 조직 전반에 대해서는 새 지도부에 맡기는 것이 상식과 정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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