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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구소방안전본부 화재조사팀 등이 26일 오전 대구 북구 대구 농수산물 도매시장(매천시장)에서 지난 밤 발생한 화재의 원인을 조사하는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영남일보DB |
"최초 발화지점, 건물 천정 쪽? 샌드위치 패널이 변수?"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의 최초 발화지점이 원인 규명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통상 화재 사건·사고에서는 최초 발화지점이 화재 발생 건물의 상층부냐, 중간지점이냐, 하층부냐에 따라 발화 원인이 된 물체나 물질이 추정될 수 있다. 여기다 최초 발화지점 관계자와 목격자 등의 진술이 더해진다면 자연발화와 실화, 방화 중 어느 것이 직접적인 화재 원인인지를 규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27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찾아간 농수산물도매시장에는 화재 발생 이틀이 지났음에도 대형화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다 타버려 앙상해진 건물 안에는 새카맣게 그을린 집기들만 남아 있었다.
건물 상층부인 천정 쪽에는 전기선과 전등, 환풍기, 스프링클러 등이 벽 위쪽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있었다. 또 화재 발생 건물 중간과 하층부에는 에어컨 실외기와 냉장고, 정수기 등이 자리해 있었다.
이에 이번 화재가 방화가 아니라면 과열, 전기합선, 누전 등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화재 원인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데, 면밀한 조사를 위해선 전기적인 원인은 없었는지도 알아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지난 26일 영남일보가 확보한 이번 화재 현장 특정 지점의 발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살펴보면, 건물 천정 쪽에서 아래 쪽으로 불꽃이 떨어지다가 급속 확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경찰은 영상 속 지점에 대해 집중 감식을 실시했다. 해당 영상만 본다면 건물 상층부가 발화 지점으로 유력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경찰은 '변수'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영상에서는 천정 쪽에서 불꽃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지만, 불이 아래쪽에서 시작돼 샌드위치 패널 속 가연성 물질인 스티로폼 등을 타고 위로 올라갔을 가능성 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섣불리 발화지점을 단정 지을 수 없다. 화재 전문가의 의견과 감식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정확한 발화지점 및 원인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화재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대구강북경찰서는 화재 신고자와 목격자, 피해 상인 등의 진술을 청취, 화재 당시 상황 등을 재구성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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