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잼 만들기, 궁채 수확, 문화탐방, 주민과의 교류...농촌살아보기하다 귀촌 결심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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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1 11:52  |  수정 2022-11-01 13:32  |  발행일 2022-11-03 제8면
고령 '농촌에서 살아보기' 2기 수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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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이 진행하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뒤 귀촌을 결심한 신대휴·권인숙 부부. <고령군 제공>

신대휴(68)·권인숙(65)부부는 대구에서 40년 가까이 대학과 중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다 각각 4년, 2년전에 퇴직했다.


아내 권씨는 퇴직 직후 원인을 알 수 없는 병마와 맞서게 됐다. 1년여 이어졌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겨우 회생했다.


이 무렵 사학연금관리공단의 공고를 통해 경남 합천 가야면 뽈똥마을에서 한달간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신씨 부부는 이 곳에서 "자연이 우리에게 참 잘 맞구나"라는 걸 느꼈다.


지난 여름, 9월부터 두달간 고령군 쌍림면 개실마을에서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는 걸 알게됐다. 신씨 부부는 곧장 참가 신청을 했다.


딸기잼 만들기, 궁채 수확과 같은 일자리 체험과 고령 문화 탐방, 주민과의 교류 등 개실마을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신씨 부부는 해가 뜨고 꽃이 피는 게 너무 아름다웠다. 그냥 자연이 좋았다. 고령에 살기로 결심하고 거처 마련에 들어갔다.


일은 순조롭게 풀렸다. 남편 신씨의 본향이 고령이다. 조선 초기 명신이었던 신숙주의 후손이다. 쌍림면 옆에 있는 우곡면 사촌리에 신씨의 선산과 재실이 있다. 신씨부부는 문중의 허락을 받고 재실 옆 가옥에서 살기로 했다.


고령으로 귀촌한 신씨 부부에겐 작은 꿈이 있다. 혼자 살는 동네 어르신들의 이동을 도와드리고 싶다. 도시 생활에 찌든 제자들을 불러 잠시라고 쉬게 하고 그들과 함께 고령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 아울러 찬란했던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도 알려주고 싶다.

 

고령군은 지난 31일 쌍림면 개실마을에서 참가자 5명을 대상으로 9~10월 2개월 실시한 '농촌에서 살아보기' 2기 수료식을 가졌다.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지난해 처음 시도했던 사업이다. 귀농·귀촌 실행 전 도시민들에게 농촌에서 장기간 거주하며 일자리와 생활을 체험하고 지역 주민과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 성공적인 정착을 유도한다.


지난 4월에서 7월까지 3개월간 1기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참가자 7명중 1명이 고령군에 귀촌했다. 이번 2기에서는 신씨 부부가 그 뒤를 이었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도시민들이 농촌에서 살아보기를 통해 농촌 정착의 발판을 만들기 바라며 개실마을과 함께 프로그램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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