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관성적 대응·형식적 점검 안돼" 내각에 제도 보완 주문…분향소 조문도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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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2  |  수정 2022-11-01 16:56  |  발행일 2022-11-02 제4면
尹 관성적 대응·형식적 점검 안돼 내각에 제도 보완 주문…분향소 조문도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 관성적 대응·형식적 점검 안돼 내각에 제도 보완 주문…분향소 조문도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이태원 참사 추모 공간을 방문, 헌화한 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 관계 기관에 "관성적 대응이나 형식적 점검으로는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온전히 지킬 수 없다"며 이태원 참사와 후속 조치를 내각에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장관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점검해 주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최근 산업안전사고, 아웃렛 지하주차장 화재, 아연 광산 매몰 사고, 항공기 불시착 등 안전사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 뒤 "사고와 재난에 대한 대응은 철저하고 용의주도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부처가 안전의 주무 부처라는 각별한 각오로 안전에 관한 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국정의 최우선은 본건 사고의 수습과 후속 조치"라며 "관계기관은 내 가족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한 분 한 분 각별히 챙기고 유가족을 세심하게 챙겨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인파 관리 또는 군중 관리라고 하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crowd management)'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제도적 보완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관계 부처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가안전시스템 점검 회의를 열 계획이다. 회의에는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 장관들과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해 이번 참사의 원인을 분석하고 외국 사례 등을 토대로 국내 실정에 맞는 제도 개선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주최'를 따질 것이 아닌 사태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주최 측이 있느냐 없느냐 보다 국민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긴급을 요할 때는 이미 위험한 상황이 된다. 구체적 위험을 인지한 이후 통제를 시작하면 늦는다"며 "자치단체와 경찰이 권한과 책임을 구분할 것이 아니라 미리미리 협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이재명 부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는 최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 이후 쏟아지는 비판을 우회적으로 질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 "경찰과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언급했고, 일각에서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나왔다. 즉 윤 대통령이 주최나 지자체 경찰 등의 책임이 아닌 제도적 장치를 주문한 것은 '내각 기강 다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국무회의 후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들과 함께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압사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조문했다. 윤 대통령은 조문록에 "슬픔과 비통함 가눌 길이 없습니다. 다시 이런 비극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한 블록 떨어진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공간으로 도보로 이동해 시민들이 포스트잇에 적어 붙인 추모 메시지를 살펴봤으며 사고 현장도 다시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전날(지난달 31일)에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했으며, 사고 다음 날(지난달 30일) 이태원 사고 현장을 찾은 바 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야권을 중심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요구가 나오는데 대해서는 "현재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에 주력할 때"라며 "여러 책임에 대해 진상 확인 결과가 나올테고 거기에 따라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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