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가위기관리학회장 역임 노진철 경북대 명예교수 "국가재난관리 시스템 재정비 시급"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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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3  |  수정 2022-11-03 06:46  |  발행일 2022-11-03 제3면
[이태원 참사] 국가위기관리학회장 역임 노진철 경북대 명예교수 국가재난관리 시스템 재정비 시급
노진철 경북대 명예교수(전 국가위기관리학회장)

재난관련 전문가는 이번 '이태원 참사'에 대해 어떻게 진단할까.


영남일보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가위기관리학회장을 역임했던 노진철 경북대 명예교수(사회학과)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고의 원인과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의 문제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노 명예교수는 "일본과 미국 등 유럽 국가는 재난관리법만 있지만, 우리나라만 '안전'이 들어가 있다. 한국 정부가 2004년 당시 법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비상 상황인 재난 외 일상적인 통제인 안전도 함께 고려하겠다는 것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인데, 이번 사고에서 행정안전부는 그와 관련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이어 "시스템 측면에서 보면 국가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준수해 개인의 재산권과 생명을 보호할 책무가 주어져 있다. 핼러윈 축제는 당연히 인파가 몰릴 거라는 예측이 가능했던 상황에서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이며, 안전관리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노 명예교수는 "사고가 발생한 골목은 계속 문제가 제기됐던 곳이었지만, 관계당국은 일방향 통행과 같은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청년들이 일상에서 해방되고 싶어서 일상적인 공간인 골목길로 들어갔는데, 그것이 생명의 위협이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사고가 대구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주장하며, 우려를 표했다.
노 명예교수는 "시기마다 청년층이 몰리는 장소는 변하지만 핼러윈데이, 크리스마스 등 청년들이 어느 시기에 어느 장소로 많이 몰릴 지는 예측 가능하지 않느냐. 예컨대 (대구도시철도) 중앙로역을 빠져나오면 어느 부분이 젊은이들의 주요 거리라던지, 골목 등을 꼽을 수 있다"며 "대구시, 관할 구청 등 지자체는 그런 시대적 흐름을 읽고 일상적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 간 충돌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며 국가 시스템의 재정비를 요청했다. 노 명예교수는 "이태원 참사를 겪으며 국민들에게 좁은 골목에서 벌어지는 압사에 대한 학습이 이미 이뤄졌다. 이미 교육을 많이 받는 국민들이기에 따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이번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국가 시스템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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