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태원 참사 현장 가보니…지척에 파출소·119안전센터 있었다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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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6 18:09  |  수정 2022-11-06 18:21  |  발행일 2022-11-07
[르포] 이태원 참사 현장 가보니…지척에 파출소·119안전센터 있었다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파출소에서 바라본 이태원역 1번 출구 참사 추모공간(파란색 원). 호텔 건물 바로 옆 골목길이 사고 현장이다.  노진실 기자
[르포] 이태원 참사 현장 가보니…지척에 파출소·119안전센터 있었다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119안전센터 건물에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노진실 기자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5~6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서울 용산구 참사현장을 직접 찾았다. 도시철도 이태원역 1번 출구 가까이에 위치해 있는 참사 현장의 골목은 식당 등이 많은 거리와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이어주는 지름길로 통했다. 골목길과 이어진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쪽으로 가봤다. 그 거리는 몇 개의 골목길을 통해 대로로 이어졌다. '1'자 형태 거리에서는 골목길의 모습을 잘 볼 수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평소에도 골목길의 상황을 파악하기 힘든데, 사람까지 많이 몰리면 시야 확보가 더욱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참사 현장의 공간적 특성 중 주목할 만한 점은 파출소와 119안전센터가 무척 가까이에 있었다는 것이었다. 두 곳 모두 참사 현장과 100~200m 안팎의 거리다. 특히 이태원파출소는 사고 현장과 겨우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파출소 등이 가까운 환경에서도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그 원인을 두고 다양한 분석과 함께 당국의 예방·대응 시스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당국의 총체적 '대응부실' 의혹이 잇따랐다. 서울경찰청이 더불어민주당 이태원참사대책본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고 당시 첫 경찰 기동대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사고 발생(밤 10시15분쯤) 이후 한 시간을 한참 넘긴 밤 11시40분쯤으로 파악됐다. 파출소 인력 만으로 현장 대응이 힘든 상황에서 기민한 추가 경력 배치가 이뤄지지 못했던 것이다. 한 경찰관은 "예전에 파출소 근무를 해봤는데 파출소의 적은 인력으로는 인파 통제·관리 등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사고 당시 경찰·지자체 등과 협조체계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면 더 어렵지 않았겠나"라고 분석했다.


이태원역 앞에서 만난 직장인 조모(43)씨는 "참사 이후 이곳에 처음 와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파출소와 소방서(119안전센터)가 너무 가까이에 있었다"며 "현장 소방관과 경찰관이 많은 고생을 한 것은 맞지만, 그래도 이번 참사는 너무 안타깝다. 사고 초기 대응에 한계가 있었던 이유와 대응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분석해 추후 이런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이태원에서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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