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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대구 동구 미곡동 은행나무 가로수가 노랗게 물들어 있다. |
누구나 혼자 가을로 간다
누구나 혼자 조용히 물든다
가을에는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대 인생의 가을도 그러하리라
몸을 지나가는 오후의 햇살에도
파르르 떨리는 마음
저녁이 오는 시간을 받아들이는
저 노란 잎의 황홀한 적막을 보라
은행나무도
우리도
가을에는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노란 잎' 도종환
올가을은 힘든 계절이다. 산은 단풍으로 물들고 들녘과 은행나무는 금빛으로 넘실거린다. 집 앞을 걷거나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와중에도 곳곳이 울긋불긋하고, 색색의 단풍잎이 떨어지고 있다. 너무나 아름답고 풍성한 계절이기에 더더욱 힘들게 느껴지는 가을이다.
이태원 참사 소식을 접한 주말 밤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소식을 전해 들으며 새벽에 겨우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확인했던 희생자의 숫자와 간밤의 잔인했던 현실이 얼마간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참사 이후 단풍놀이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넉넉하고 따사로운 모습으로 지천에 펼쳐진 가을 풍경은 답답한 마음을 녹이고, '참 예쁜 계절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참 잔인한 가을인가 싶다.
'가을에는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이번 참사는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의 마음 한편에 트라우마라는 이름으로 남을지 모른다. 안타깝고, 불안하고, 갑갑한 마음으로 포장된 슬픔은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자 마음을 모아 함께 감당해야 한다. 또한 피해갈 수 없는 계절처럼 제대로 마주해야 할 일이다. 은행나무 잎이 서로 부대끼며 금빛으로 물들이는 이 가을이 그저 아름답지만은 않았기를, 모두의 마음에 조금씩 아물어 남기를 바란다.
누구나 혼자 조용히 물든다
가을에는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대 인생의 가을도 그러하리라
몸을 지나가는 오후의 햇살에도
파르르 떨리는 마음
저녁이 오는 시간을 받아들이는
저 노란 잎의 황홀한 적막을 보라
은행나무도
우리도
가을에는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노란 잎' 도종환
올가을은 힘든 계절이다. 산은 단풍으로 물들고 들녘과 은행나무는 금빛으로 넘실거린다. 집 앞을 걷거나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와중에도 곳곳이 울긋불긋하고, 색색의 단풍잎이 떨어지고 있다. 너무나 아름답고 풍성한 계절이기에 더더욱 힘들게 느껴지는 가을이다.
이태원 참사 소식을 접한 주말 밤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소식을 전해 들으며 새벽에 겨우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확인했던 희생자의 숫자와 간밤의 잔인했던 현실이 얼마간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참사 이후 단풍놀이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넉넉하고 따사로운 모습으로 지천에 펼쳐진 가을 풍경은 답답한 마음을 녹이고, '참 예쁜 계절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참 잔인한 가을인가 싶다.
'가을에는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이번 참사는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의 마음 한편에 트라우마라는 이름으로 남을지 모른다. 안타깝고, 불안하고, 갑갑한 마음으로 포장된 슬픔은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자 마음을 모아 함께 감당해야 한다. 또한 피해갈 수 없는 계절처럼 제대로 마주해야 할 일이다. 은행나무 잎이 서로 부대끼며 금빛으로 물들이는 이 가을이 그저 아름답지만은 않았기를, 모두의 마음에 조금씩 아물어 남기를 바란다.
글·사진=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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