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전쟁'에 시민 분주…대비법도 제각각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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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30  |  수정 2022-11-30 07:14  |  발행일 2022-11-30 제10면
월드컵 기간 배달대란 살펴보니…

전월 대비 매출 200%까지 증가

음식 배달시간 3시간씩 지연에

온라인서 빨리 받는 법 공유돼

닭다리 구매해 직접 튀기기도

'카타르 월드컵' 기간 치킨을 즐기는 시민이 급증하면서 치킨을 빨리 받을 수 있는 방법까지 공유되고 있다.

월드컵 개막 이후 지역 치킨업계는 밀려드는 주문에 행복한 아우성이다. 29일 지역 치킨업체인 '치맥킹'에 따르면 우루과이와의 조별예선 첫 경기가 열린 지난 24일 하루 주문량이 66% 이상 증가했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과 비교했을 때도 30%가량 늘어난 것이다.

프랜차이즈 치킨업계도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BHC 치킨의 당일 매출은 전월 대비 200%, 전주 대비 130% 늘었으며, 교촌치킨 가맹점 매출도 전주 대비 110%, 전월 대비 140% 증가했다.

대구 남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현모(여·45)씨는 "한국 대표팀이 경기를 치르는 날이면 일대 가게 대다수는 밀려드는 주문으로 배달 앱 주문 창을 닫고 매장으로만 주문을 받았다. 우리 가게 역시 배달 앱 창을 닫는 등 주문이 밀리지 않도록 노력했음에도 일부 손님은 주문한 지 2~3시간 뒤에서야 치킨을 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며 전했다.

월드컵을 즐기기 위해 배달음식을 시킨 시민은 음식을 받을 시간이 2~3시간씩 지연되면서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시민 심모(여·26·대구 북구)씨는 "한국 대표팀이 경기를 펼치는 날마다 가족과 함께 먹을 치킨을 구매했는데, 24일 경기 때는 오후 6시30분에 주문한 치킨이 밤 9시30분이 넘어서야 도착했다. 가나와의 경기 때는 배달 대신 포장 주문을 했지만, 그럼에도 1시간 넘게 기다려 겨우 치킨을 받았다"며 "여태 모든 월드컵이 그러했지만, 올해는 유독 배달 주문이 밀리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시민들은 월드컵 동안 치킨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고안했다. 프랜차이즈 치킨 판매점이 아닌 편의점, 햄버거 가게 등 치킨을 주력으로 판매하지 않는 곳에서 치킨을 시키거나, 경기 당일 오전부터 예약 주문하는 등의 방식이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일부는 집에서 직접 치킨을 만들어 먹는 것도 추천했다.

실제 대구지역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치킨 배달이 안 돼서 급하게 마트에서 닭 다리를 사서 치킨을 만들었다. 인근 프랜차이즈 치킨집들 배달 주문량이 많아서 일찌감치 영업 마감했지만, 우리 가족은 다행히 예약 포장 주문으로 먹을 수 있었다"며 빨리 치킨을 즐길 수 있는 '팁'을 공유하기도 했다.

다음 달 3일 0시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를 앞두고 치킨 점주들은 빠른 치킨 배달을 위해 미리 가게로 예약을 하거나 경기 시작 전 배달받은 후 데워 먹는 방식을 추천했다.

대구 중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 김모씨는 "예약 주문을 해도 배달 갈 시간에 맞춰 닭을 튀겨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음식 받는 시간이 밀릴 수밖에 없다"며 "치킨이 조금 식는 것을 감수한다면 경기 시작 몇 시간 전에 치킨을 미리 주문한 다음 에어 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으면 충분히 맛있는 치킨을 즐길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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