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파업 9일차…휘발유 품절·산업계 피해 등 여파 커져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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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2 17:53  |  수정 2022-12-02 17:54  |  발행일 2022-12-02
품절 주유소 60개소…대구 다음주 고비
철강 등 산업계 피해 눈덩이로 불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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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9일째인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앞에서 파업 중인 유조차 옆으로 유조차가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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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대구 남구 한 주유소. 화물연대 파업으로 타 지역에서 일부 주유소에서 품절 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주유소에 대기열이 늘어서 있다. 정우태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9일째가 되면서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와 노조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고 산업계는 금전적 손해를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 품절 주유소 60개소로 늘어…대구 다음주 고비

화물연대 파업으로 유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판매할 기름이 소진된 주유소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재고가 품절된 주유소는 전국 60개소에 이른다. 전날에 비해 11곳이 더 늘었다.

휘발유가 소진된 주유소가 41개소로 가장 많았고 경유(13개소)가 뒤를 이었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품절된 주유소도 6개소에 이른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22개소), 경기(16개소), 충남(11개소), 충북(3개소), 강원(4개소), 전북( 2개소), 인천(1개소), 세종(1개소) 등 순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경우 아직 재고 소진된 주유소가 없다. 하지만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주부터 품절 사태를 겪는 주유소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주유를 미리 해야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직장인 김모(37)씨는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지 못하는 곳도 있어 미리 주유를 해두려고 한다. 주유소에 품절 간판이 붙어 있는 걸 보는 게 처음이라 낯설고 두려운 마음도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 산업 물류 차질로 피해 눈덩이
산업계 피해는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철강업계가 입은 출하 차질 규모가 1조1천억원(1일 기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5대 철강사인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제강·KG스틸의 출하 차질액은 8천70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말 기준 7천313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하루 만에 피해액이 약 1천400억원 늘어난 셈이다.

철강업계의 경우 파업이 길어지면 공장내 적재공간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도 우려된다.

수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무역협회에는 물류파업 시작 이후 이날 오전 8시까지 48개 화주사로부터 84건의 애로사항이 접수됐다. 납품 지연으로 위약금이 발생하거나 해외 바이어 거래가 단절된 사례가 38건(45.2%), 원·부자재 반입 차질로 생산이 중단된 사례 20건(23.8%)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으로 시멘트 출하량은 다소 회복됐다. 1일 기준 시멘트 출하량은 8만2천t으로, 전날 4만5천t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시멘트 재고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했던 레미콘 공장도 하나 둘 운행을 재개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5일부터 업무개시명령서를 받고 복귀하지 않은 시멘트 화물차 기사에 대한 제재에 착수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번 주말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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