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 역대 최강지각? 법정시한 넘겨 장기표류 우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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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5  |  수정 2022-12-05 06:52  |  발행일 2022-12-05 제1면
민주당, 예산 감액하고 독자처리 카드까지 만지작
내년 예산안 역대 최강지각? 법정시한 넘겨 장기표류 우려
국민의힘 성일종·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들이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2+2 예산안 협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철규 예결위 간사·성일종 정책위의장,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박정 예결위 간사. 연합뉴스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장기간 표류하면서 '역대 최장기 지각처리'가 현실화 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야가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을 놓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이미 법정시한(2일)을 넘긴 만큼, 정기국회 마지막 날(9일)까지도 처리가 힘들 수 있다는 우려에 초유의 준예산 실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4일 국민의힘 성일종·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철규·민주당 박정 의원은 국회에서 '2+2 협의체'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협의를 진행했다. 여야가 뒤늦게 협의체를 꾸려 다시 협상을 시작한 만큼 관심이 쏠렸으나, 예산안 증감과 예산 부수 법안 관련 등 완전한 쟁점 해소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이달 9일까지인 정기국회 회기를 예산안 처리 '2차 데드 라인'으로 잡고, 남은 기간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오는 8∼9일 양일간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정기 국회 회기 내 처리가 녹록지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먼저 예산안 심사가 더디다는 점이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가 지난달 17일부터 상임위별로 감액 심사에 착수했지만, 파행이 이어지면서 심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운영위·국토교통위·정무위 소관 부처 예산의 경우 예산소위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차례 들여다보는 이른바 '1회독'도 마치지 못했다. 이처럼 심사가 지지부진한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사례라는 평가다.

더 큰 문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나 야권 인사들을 향한 검찰 수사 등 외부 변수까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 또는 탄핵소추안을 강행한다면 예산안 처리뿐 아니라 어렵사리 합의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까지 파국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주 본회의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이 장관을 반드시 문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여야는 예산안 처리 지연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면서 각기 비상 상황에 대비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여권에서는 연내 예산안 처리가 불발될 경우 전년도 예산에 준해 편성하는 '준예산'이 거론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현 정부 중점 예산 등을 감액한 자체 수정 예산안을 단독 처리하는 방안마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최장 지각처리' 기록은 2019년 12월10일 처리된 2020년 예산안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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