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韓 '신춘문예 100년' 이근배 시인 '당선 5관왕'·60년부터 '영남일보 신춘문예' 공모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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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3 08:04  |  수정 2022-12-26 08:38  |  발행일 2022-12-23 제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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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는 1960년부터 신춘문예를 실시했다. 처음에는 학생백일장 같은 모습으로 출발했고 훗날 1980년 언론통폐합으로 인해 한동안 신춘문예가 사라진다. 이후 1991년 영일문학상, 재차 '영남일보문학상'으로 명칭이 바뀐다. 일제의 잔재인 신춘문예를 넘어서기 위해서였다. 1968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사고.

◆신춘문예 다관왕

신춘문예 다관왕은 누굴까.

1순위는 이근배 시인. 196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조 '묘비명'이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에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벽'과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압록강'이 당선되어 정식으로 등단했다. 1962년에는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보신각종'이 당선되었고,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달맞이꽃'이 당선되었으며, 196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북위선'이 당선됨으로써 문단 최초 신춘문예 5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4관왕은 영남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문형렬 작가다. 그는 1975년 계성고 재학시절 매일신문에 동화가 당선된 것을 비롯하여 1982년 조선일보에 시, 같은 해 매일신문에 소설, 1984년 조선일보에 소설이 당선되는 등 신춘문예 4관왕을 차지한다.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우광훈은 영일문학상에서 소설, 다시 97년 경향신문에서 소설, 2011년 매일신문에서 시로 당선됐다.

지역 작가 중 중앙 일간지 당선자는 전상열(조선), 서종택(서울), 이동순(동아), 이진흥(중앙), 여정(동아), 변희수(경향), 천수호(조선), 박미란(조선), 김승혜(조선), 고명재(조선) 등이다.

85년 동아일보 당선자인 기형도 시인은 29세에 요절함으로써 두고두고 신드롬의 주인공으로 각인된다.

◆영남일보 신춘문예를 넘어서다

영남일보는 60년부터 신춘문예를 시작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공모 부문이다. 첫해는 일반인보다 초중고 학생백일장 같은 느낌이 든다. 국민학교부는 글짓기와 동요, 중·고교부는 산문과 시 부문으로 나눴다. 하지만 80년대 언론통폐합 과정에서 신춘문예는 사라지고 오랜 동면에 든다. 그리고 1991년 신춘문예를 일제잔재라 규정, 이름을 바꿔 영일문학상을 태동시킨다. 이 문학상은 2017년 영남일보문학상(현재는 영남일보 구상문학상과 병행)으로 거듭난다.

현재 신춘문예를 버리는 흐름도 녹록지 않다. 한겨레신문은 신춘문예 대신 '한겨레문학상', 중앙일보는 매년 9월에 '중앙 신인문학상'을 발표한다. 2014년 평화방송·평화신문도 신춘문예 공모를 폐지하고 대신 '신앙체험수기'로 대체했다. '문학적 작품성에 지나치게 치중한 나머지 가톨리시즘에 입각한 올바른 가치관 정립과 확산이라는 대의가 다소 퇴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때는 역시 신춘문예 못지않게 문예지 등단이 대세였다. 하지만 6·25전쟁 이후 등단의 축은 신춘문예 쪽으로 이동된다. 하지만 창작과 비평(1966년 출간), 문학과 지성(1970년), 이후 문학동네 등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점차 문예지에 힘이 실리고 아울러 80년대 초까지 존재했던 '추천제'(보통 3회 추천을 받아야 등단이 완성)도 소멸되며 대타로 등장한 문예지 신인상이 더 힘을 얻고 있다. 뉴스N제주는 2019년부터 국내 첫 신춘문예에 '디카시' 부문을 신설해 화제가 됐다.

이춘호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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