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55억원으로 전년 동기(7천453억원) 대비 91.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TV·가전 등 주력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해 실적충격(어닝쇼크)으로 이어진 것.
LG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천억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8년 4분기(757억원) 이후 4년 만이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7천466억원)와 비교해도 90% 넘게 줄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1조8천597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7천억원)보다 5.2% 증가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이처럼 영업이익 크게 떨어진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마케팅 비용 증가, 4분기 원/달러 환율 급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TV부문(HE사업본부)에서 영업손실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줄고, 유통재고 수준 정상화에 판매 촉진비가 늘어나 수익성도 악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자동차 전장(VS) 부문은 흑자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차츰 완화되면서 완성차업체들의 추가 수요에 대응한 것이 주효해 첫 연간 흑자 달성도 유력할 전망이다.
생활가전(H&A)도 전분기보다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지만 LG 생활가전 연간 매출은 경쟁사인 미국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지켰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전체로는 매출 83조4천695억원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기존 최대 매출 기록(73조9천억원)을 경신했다. 연간 매출액이 80조원을 넘은 건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3조5천472억원으로 전년(4조580억원) 대비 12.6% 감소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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