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기업이다(하)신산업 분야(로봇·ABB 중심)...로봇산업 인력수요에 맞춘 전문인재 양성·지역 정착 '절실'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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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5 06:57  |  수정 2023-01-25 08:24  |  발행일 2023-01-25 제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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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구미 소재 로봇직업혁신센터 교육장. 교육생들이 협동로봇 기술에 대한 강연을 수강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공>

신산업 분야 인력 확보를 위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산업구조가 급변하면서 각 기업은 초격차 기술확보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인재 확보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대구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는 신산업 역시 인재 확보가 급선무다. 기술 혁신을 주도하면서 지역경제에 낙수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유치해야 하지만 유망 기업이 새 입지를 결정하는 요인은 바로 '우수 인재 확보'다. 첨단 기업은 대규모 생산시설의 자동화 공정을 운영할 고급 인력과 연구개발(R&D)인력 확보에 애가 탄다. 그 부분을 대구가 해결해야 한다. 로봇, 정보통신기술(ICT)업종이 그 중심에 있다.

기업이 요구하는 능력과 실제 지원자 자격 '미스매치' 해소
한국로봇산업진흥원·로봇직업혁신센터 등 실무인재 배출 박차
지역 산·학·관 협력 프로젝트로 고졸 재직자 학위취득도 가능
ICT분야 인력 수도권 쏠림 심각한 만큼 우수기업 유치도 관건


◆전문인력 수요 급증하는 로봇 분야

로봇 산업 시장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은 갈수록 뜨거워진다. 미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기술 박람회 'CES 2023'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도 로봇이다. 국내 대기업의 투자 계획이 발표되면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초창기 로봇은 산업 현장에서 주로 보급됐지만 서비스 로봇 개발 쪽으로 활용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이른바 'ICT 융합기술'이 접목되면서 서비스 로봇은 점점 일상에 가까워지고 있다.

인력 수요도 높아졌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능형 로봇 산업 인력 수요를 분석한 결과, 2018년 이후 인력 수요는 연평균 26.4% 증가하고 있다. 2013년 1만1천500명이던 취업자 수는 올해 5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적잖다. '2021년 대구시 로봇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기술개발 분야 애로사항으로 '전문인력 부족'을 꼽은 기업은 22.3%다. '초기투자 비용 부담'(51%)에 이어 둘째로 비중이 높다. 지난해 4분기 대구지역 로봇기업 실적 가운데 고용 지수는 92.5로 기준치(100)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대구 북구 노원동)은 인력양성에 적극적이다. '로봇기반 혁신선도 전문인력 양성' 사업은 혁신 신기술을 이해하고 로봇과 타 산업 간 융합이 가능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젝트다. 로봇 관련 전문교육 훈련, 국내외 로봇 경진대회 참여 지원 등 실무역량 강화과정도 있다. 특히 대학과 권역별 기업을 연계해 산학 프로젝트를 공동수행하고 취업연계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영남대를 비롯해 전국 5개 대학이 참여해 올해까지 총 480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게 목표다.

경북 구미에 설치된 '로봇직업혁신센터'도 인력양성기능을 톡톡히 한다. 2020년 운영을 시작했고 올해까지 총 2천100명 이상의 로봇활용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기업에 대한 수요조사와 산업 트렌드를 반영해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장비도 확충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 운용·산업용로봇적용분야별 응용·협동로봇 소프트웨어 등 2~3일 내 '단기 과정'을 수강할 수 있다. 복수의 단기 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개별 프로젝트를 실습하는 '장기 과정'도 마련돼 있다.

윤정민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로봇인력양성팀장은 "연차별로 장비, 시설은 물론 교육 과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재직자를 포함한 로봇 관련 교육이 필요한 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수강 신청을 하면 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제조를 넘어 서비스까지 로봇의 활용이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직업군도 다변화되고 채용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직업혁신센터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구미 소재 로봇직업혁신센터.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공>

◆인력확보 경쟁 치열한 ABB 산업

대구시가 역점 육성하는 ABB(인공지능·블록체인·빅데이터)는 ICT 소프트웨어 산업 가운데 고도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디지털 전환(DX)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커졌다. 특히 제조업, 환경, 에너지, 교통, 의료, 국방 등 전 산업과 연계가 가능하다는 면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

기업들은 앞다퉈 신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인력 확보는 녹록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신소프트웨어 사업 부족 인력(2021년 기준)은 2천600명으로 추산된다. 세부 분야별로 보면 AI가 23.8%로 가장 많고 VR·AR·MR(22%), 클라우드(21.8%), 빅데이터(16%) 등이 뒤를 이었다.

채용 시 애로사항을 묻는 문항에 대해선 절반(49.3%)에 가까운 기업이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력 부족'을 꼽았다. 기업이 요구하는 능력과 실제 지원자의 자격이 일치하지 않는 이른바 '미스매치' 현상을 꼬집은 것이다.

대구지역 ICT기업 사이에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인력 확보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실제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이하 DIP)이 발표한 '2021 지역 IT·SW산업 생태계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기술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향후 '보유인력 교육강화'에 나서겠다는 기업이 전체 53.4%를 차지했다. '새로운 인력 확보'를 추진하는 기업도 49.3%로 나타났다.

이에 DIP는 지역 SW집적단지인 수성알파시티를 중심으로 산·학·관 협력체계를 토대로 한 '지역산업 SW인재양성 기반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 선정을 계기로 시작해 2026년까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북대와 계명대가 참여한다.

'SW기업 재직자 대상 학위과정' 운영을 통해선 고졸 재직자가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총 23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해 목표(20명)를 초과 달성했다.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다. 또 '학부생 학위과정'은 현장맞춤형 인력 육성을 목표로 지역 SW기업과 산학협력 공동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장·단기 현장실습(인턴십)을 운영해 중소기업 ESG플랫폼 개발 등 13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외에도 SW특강·단기강좌, SW기업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과정, SW경진대회, 산학프로젝트 성과교류회 등 다양한 SW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특히 대학과 기업이 연계한 교육인프라 거점인 SW산학캠퍼스 '코드 알파'가 올 상반기 중 수성알파시티에 개소된다. 최신 교육장비 구축은 물론 기업과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현우 DIP 디지털인재팀장은 "ICT는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수도권 쏠림 현상도 심하다. 지역에도 우수한 기업이 있지만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면서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기반을 마련하고 알맞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정착률을 높이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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