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미수금 올해 해결하려면 요금 3배 올려야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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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9 17:28  |  수정 2023-01-29 17:35  |  발행일 2023-01-30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난방비 대란'이 현실화한 가운데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을 올해 안에 해소하려면 가스요금을 3배까지 올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가스공사가 요금 인상 요인과 관련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작년 말까지 쌓인 민수용 도시가스 원료비 미수금 9조원을 올해 전액 회수하려면 오는 4월부터 가스요금을 MJ(메가줄)당 39원 인상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달 기준 대구시 주택용 가스 소매요금이 MJ당 20.65원임을 고려하면 현재 요금의 약 3배에 달하는 59.65원까지 인상해야 한다. 주택용 가스요금의 작년 한 해 인상분(5.47원)보다는 약 7배 올려야 한다.

가스공사는 현재도 천연가스 도입 원가보다 싸게 가스를 공급하고 있어 미수금 추가 누적을 막으려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물가 부담을 고려해 정부와 협의를 통한 단계적인 인상 계획을 수립해 2026년까지 미수금을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가스공사는 올해 요금을 MJ당 8.4원 올리면 2027년쯤 , 10.4원 올리면 2026년쯤 미수금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미수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작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2020년 말 2천억원, 2021년 말 1조8천억원에 그쳤던 미수금은 작년 초 러시아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을 중단하면서 가격이 폭등하자 1년새 약 7조원이 더 늘어 현재는 9조원에 달한다.

정부와 여당은 전임 문재인 정부가 LNG 가격 상승 이후 7차례 요금 조정 기회가 있었음에도 동결을 결정한 탓에 난방비가 급격히 오를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2년 내 LNG 수입 가격 단가가 지속 상승한 기간은 2021년 4∼12월과 작년 4∼9월이다. 가스요금이 동결됐던 2021년에는 4월부터 9개월간 월 평균 14.6%씩 상승했고, 이후 다시 뚝 떨어졌다가 작년 4월부터 6개월간 월 평균 18.6%씩 상승했다.

2021년에 LNG 가격이 오른 것은 맞지만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완만히 올랐기 때문에 인상요인이 크게 누적됐다고 보긴 어렵다. 가스공사 미수금도 작년 4월 이후 짧은 기간 LNG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급격히 불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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