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노인에 큰 부담…대중교통 무상이용 단계적 도입 필요"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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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07  |  수정 2023-02-06 20:14  |  발행일 2023-02-07 제10면
대중교통 무상이용 '70세 이상' 추진…대구시민 반응

"경제활동 빈곤층발 묶는 격…소외 노인 늘어날 것" 반대 속

"부자들 공짜로 타는 것 부정적…미래세대 위해 찬성" 반응도
저소득 노인에 큰 부담…대중교통 무상이용 단계적 도입 필요
6일 오후 2시쯤 대구 도시철도 반월당역 지급기에서 우대권을 발급받는 노인들. 이동현 기자

'대중교통 무상 이용 연령 상향'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대구시는 오는 6월 28일부터 '70세 이상 시내버스 무상 이용' 정책을 도입한다.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 70세 상향' 논의도 같은 이유에서다.

6일 오후 2시쯤 대구 도시철도와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시민들 사이에서는 미래세대를 위해 '무임승차 연령 상향'에 찬성한다는 의견과 빈곤층 노인을 위해 반대한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이날 오후 1시쯤 대구 북구청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정규철(67·대구 중구)씨는 "무임승차 연령을 높이는 것에 찬성한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합의를 거쳐서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며 "대중교통 요금 50%를 정부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50%만 이용객이 내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며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버스에서 내린 한 시민은 "지하철 무료 이용보다 버스 무료 이용이 노인들에게는 더 좋다. 노선이 한정된 지하철보다 곳곳으로 다니는 버스를 이용하는 노인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연령을 상향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소득별로 차등을 두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후 2시 30분쯤 도시철도 반월당역에서는 한 시민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급기 앞에서 신분증을 대고 우대권을 발급하고 있었다. 우대권 지급기 앞에서 만난 김영자(79·대구 수성구)씨는 "70세 이상으로 기준 연령을 올리되, 부정 이용 승객을 먼저 잡고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모(69·대구 서구)씨는 "가난한 노인들에겐 몇만 원의 교통비는 크게 다가온다. 무임승차 연령이 올라가면 그에 따라 일자리를 찾아 헤매거나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노인들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시민 이모(63·대구 북구)씨는 "이제 곧 무료 이용 대상이 되는데 막상 없어진다고 하니 아쉽다. 지하철을 이용해 사회활동을 하는 노인들에게 타격이 클 것"이라고 답했다.

젊은 층의 의견도 다양했다. 직장인 한모(29)씨는 "부자이거나 형편이 괜찮은데도 지하철을 공짜로 타고 다니는 노인들이 많다"며 적극적으로 무임승차 연령 상향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조모(30)씨는 "복지 없이 일해왔던 어르신들에게 무임승차 연령 상향은 가혹한 처사다. 가난한 어르신들에게 교통비는 경제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발'이 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부 시민들은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모(59)씨는 "갑자기 요금을 내라고 하면 가난한 노인층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70세 이상으로 상향하되 정부나 지자체에서 기간을 두고 제도를 연착륙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모(31)씨는 "시골에서는 지하철을 타지도 못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도시철도 무임승차는 대도시 노인들에게만 돌아가는 불평등한 복지혜택"이라며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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