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미반환사고 내년 상반기 '최고위험'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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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5  |  수정 2023-02-15 08:17  |  발행일 2023-02-15 제16면
집값 20% 떨어지면 갭투자 주택 40% 보증금 못 돌려줄 수도 있어

전세반환보증 규모 증가…올 1월 대신 돌려준 금액만 1천700억원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집값이 20% 하락할 경우, 갭투자로 사들인 주택의 40%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보증금 미반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나 내년 상반기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주택이 가장 많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전세보증금 미반환사고 내년 상반기 최고위험
국토연구원은 지난 1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세 레버리지(갭투자) 리스크 추정과 정책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를 이용해 매매가격 하락 시 보증금 미반환 가능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계약갱신청구권 제도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주택 매매가격이 20% 하락할 경우 갭투자 주택 중 40%에서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나타날 것으로 추정됐다.


현금성 금융자산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한 대출을 고려했을 때, 집주인이 보유 임대주택까지 팔아 보증금 반환이 가능한 주택은 최대 21만3천 가구로 추정(주택가격이 12% 하락했을 때 가정)됐다.

보유한 현금성 금융자산 및 대출 외에 임대주택을 매도해도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경우는 2021년 기준 주택가격이 하락하지 않은 경우에도 5천 가구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택가격이 15% 하락 시 주택을 팔아도 보증금을 내주기 어려운 가구는 약 1만 가구, 주택가격이 27% 하락하면 최대 1만3천 가구가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대신 갚아주는 전세반환보증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을 취급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해 1월에만 대신 갚은 전세금이 1천7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HUG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금은 지난달 1천692억원(769건)이었다.
이는 지난해 1월(523억원)과 비교해 1년 새 3.2배 급증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올해는 대신 갚아주는 전세금이 더 늘지 않고 1월 수준만 유지된다고 해도 연간 대위변제액이 2조원 안팎으로 불어난다는 계산이 나오는 상황이다.

국토연은 임대인의 보증금 상환 능력을 확인하는 체계를 마련해, 상환 능력이 높은 임대인과 계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보증금 예치제도를 도입해 임대인의 보증금 예치를 의무화하고 보증금을 사용할 경우 임대인이 반환보증에 가입하게 하는 등 보증금 미반환 위험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유자가 신탁기관에 임대주택을 등록하면 신탁기관이 임대차 계약·운용을 수행하고, 소유자는 신탁기관으로부터 운용수익과 임대 기간에 비례한 세제 혜택을 받는 '임대차 신탁제도'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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