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해지 러시…대구 청약통장 예치금 감소율 '전국 최고'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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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9 18:16  |  수정 2023-02-20 07:19  |  발행일 2023-02-20
청약통장 금리 낮은데다, 부동산 시장 한파 영향으로
청약통장 해지 러시…대구 청약통장 예치금 감소율 전국 최고
청약통장. 케티이미지뱅크

집값 하락으로 청약시장의 인기가 싸늘하게 식으면서, 한 때 '내 집 마련'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던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대구의 경우, 최근 1년 새 청약통장 예치금 감소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의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청약저축) 예치금은 100조1천849억원으로 전년 동월(102조5천323억원)대비 1년 새 2.3% 감소했다.


이중 대구의 감소율은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달 대구의 청약통장 예치금은 3조6천931억원으로 전년 동월(4조2천56억원)보다 12.2% 줄어, 전국 낙폭보다 무려 10%포인트 높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경북도 같은 기간 2조9천700억원에서 2조6천956억원으로 9.2% 떨어져, 전국에서 두 번째로 감소율이 높았다. 이어 부산(-7.7%), 전남(-5.6%), 울산(-4.4%), 경남(-3.6%), 광주(-3.2%), 서울(-3.0%) 등의 순이었다.

 

청약통장 해지 러시…대구 청약통장 예치금 감소율 전국 최고

최근 1년간 청약통장 예치금 추이를 살펴봤을 때, 특히 대구는 청약통장 예치금 감소 전환 시점도 지난해 5월로 전국에서 가장 빨랐다. 지난해 4월 4조2천19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길이다. 전국 수치는 지난해 7월(105조3천878억원) 정점을 찍은 후 그해 8월부터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처럼 대구의 청약통장 예치금 감소율이 유독 큰 것은 고금리 여파에 부동산 경기가 악화된 영향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청약통장의 금리가 연 2.1%로 3~4%대 수준의 은행권 금리보다 크게 낮은데다 청약통장 없이 살 수 있는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 굳이 청약통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대구의 미분양 주택 물량(1만3천445가구·지난해말 기준)은 전국에서 가장 많다. 경북의 미분양 주택도 7천674가구로 전국에서 3위권이다.


더욱이 대구의 올 아파트 입주 물량이 3만6천세대로 추산되는 등 공급과잉이 예상되면서 청약통장 가입자의 이탈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대구의 경우 부동산 시장 한파로 인해 청약통장의 효용성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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