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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케티이미지뱅크 |
집값 하락으로 청약시장의 인기가 싸늘하게 식으면서, 한 때 '내 집 마련'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던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대구의 경우, 최근 1년 새 청약통장 예치금 감소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의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청약저축) 예치금은 100조1천849억원으로 전년 동월(102조5천323억원)대비 1년 새 2.3% 감소했다.
이중 대구의 감소율은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달 대구의 청약통장 예치금은 3조6천931억원으로 전년 동월(4조2천56억원)보다 12.2% 줄어, 전국 낙폭보다 무려 10%포인트 높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경북도 같은 기간 2조9천700억원에서 2조6천956억원으로 9.2% 떨어져, 전국에서 두 번째로 감소율이 높았다. 이어 부산(-7.7%), 전남(-5.6%), 울산(-4.4%), 경남(-3.6%), 광주(-3.2%), 서울(-3.0%)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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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구의 청약통장 예치금 감소율이 유독 큰 것은 고금리 여파에 부동산 경기가 악화된 영향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청약통장의 금리가 연 2.1%로 3~4%대 수준의 은행권 금리보다 크게 낮은데다 청약통장 없이 살 수 있는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 굳이 청약통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대구의 미분양 주택 물량(1만3천445가구·지난해말 기준)은 전국에서 가장 많다. 경북의 미분양 주택도 7천674가구로 전국에서 3위권이다.
더욱이 대구의 올 아파트 입주 물량이 3만6천세대로 추산되는 등 공급과잉이 예상되면서 청약통장 가입자의 이탈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대구의 경우 부동산 시장 한파로 인해 청약통장의 효용성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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