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향과의 9년, 내 인생 가장 아름다운 시간"

  • 최미애,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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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2 17:06  |  수정 2023-03-13 07:52  |  발행일 2023-03-13
영남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소회 밝혀
24일 마지막 정기연주회 갖고 동행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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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 대구시립교향악단과의 마지막 연주회를 갖는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9년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제 삶을 돌아봐도 아주 중요한 시점에 대구에 있었고,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9년간 대구시립교향악단을 이끈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오는 24일 제492회 정기연주회를 끝으로 대구시향을 떠난다.

지난 9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만난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대구에 처음 올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스스로 이 도시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고, 대구와 대구시민들이 내 마음속에 살고 있다. 대구에서의 아름다웠던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바체프 지휘자는 2014년 4월 취임 이후 최근까지 참여한 정기·기획연주회는 대부분 '전석 매진'이 될 정도로 대구에 클래식 열풍을 일으켰다. 2016년에는 대구시향을 이끌고 첫 유럽 3개국 투어에 나서기도 했다.

"대구시향과의 모든 연주회가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유럽 투어에서 대구시향이 좋은 인상을 남기고 왔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시 베를린 필하모닉, 비엔나 필하모닉,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와서 대구시향의 연주를 들었는데, 오케스트라가 얼마나 잘 성장했고, 그동안 얼마나 좋은 연주를 했는지 확인해줬습니다."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취임 후 대구시향을 고유의 음악적 특성을 지닌 오케스트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는 재임 기간 어느 정도 이 목표에 대한 성과를 거둬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처음 대구시향에 왔을 때 단원들 하나하나가 좀 더 특별한 기술적인 발전을 이루기를 바랐습니다. 얼마 안 되어 단원들이 각자 음악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했고, 훨씬 자유롭게 연주했습니다. 그 결과, 대구시향은 한국에서 정말 놀라운 이야깃거리가 될 만큼 빠른 속도로 좋은 소리를 갖게 됐습니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당시 대구시향도 공연을 연기해야 했고, 이 시기는 코바체프 상임지휘자에게도 힘든 시기였다. 코로나19 이전 마지막 공연 이후 6개월 만에 공연이 재개됐지만, 대구시향은 관중 없이 비대면 공연을 진행해야 했다.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팬데믹 기간 우리는 많은 것을 하지 못했지만, 그 기간 시향 단원들도 서로 도와주고, 사회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서 그 시간을 잘 겪어왔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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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 대구시립교향악단과의 마지막 연주회를 갖는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9년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그의 대구시향과의 마지막 공연인 제492회 정기연주회는 슈베르트의 '로자문데 서곡'으로 시작해, 첼리스트 임희영과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1번'을 협연한다. 공연의 대미는 슈베르트의 마지막 교향곡 9번 '그레이트'로 장식한다.

"슈베르트의 교향곡 9번은 교향악 레퍼토리 중 아주 훌륭한 레퍼토리 중 하나입니다. 대구시향의 성장 과정과 그것을 지켜볼 때, 여전히 그 과정 중에 있는 오케스트라를 위해 선곡한 곡입니다. 5년 만에 반복하게 되는 레퍼토리인데, 그 사이 얼마나 오케스트라가 성장하고, 단원들이 얼마나 성숙하게 됐는지를 분명하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날 정기연주회가 끝난 후 대구시는 그간 노고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감사패를 코바체프 상임지휘자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대구시향을 떠난 후에도 한국 또는 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대구 시민들에게 대구시향에서의 아름다운 시간과 그 성과, 사랑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대구와 어떤 연관성을 갖고 일할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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