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세계적 아티스트 박종규, 첫 서울 학고재 전시회 연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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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5 13:19  |  수정 2023-03-15 13:28  |  발행일 2023-03-16 제14면
'시대의 유령과 유령의 시대'전 4월29일까지
회화, 조각, 영상 등 총 40점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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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규 작가<학고재 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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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규 '수직적 시간 Vertical time(2023)'<학고재 갤러리 제공>

인간과 기술에 관한 철학적 사유로 추상화의 새 영역을 개척하는 세계적 아티스트 박종규가 그의 첫 번째 서울 학고재 갤러리 전시회 '시대의 유령과 유령의 시대'를 4월29일까지 연다. 지난해 5월 학고재와 전속 계약을 체결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전시다.

컴퓨터에서 발생한 노이즈를 확대하거나 코드로 변환해 회화로 작업해온 박종규는 이번 전시에서 최근 제작한 회화, 조각, 영상 등 총 40점을 선보인다.

대구 출신인 박종규는 계명대 서양화과 졸업 후 프랑스 파리 명문 국립 에콜데 보자르 미술학교에서 공부했다. 2017년 홍콩 벤브라운파인아츠, 2018년 영은미술관, 2019년 대구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선보이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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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 갤러리 본관에 전시된 박종규 작가의 작품들.<학고재 갤러리 제공>


이번 전시는 학고재 갤러리 본관과 신관에서 선보이는 미술관급 대형 전시다. '홍콩 아트바젤', '광주비엔날레' 등 주요 미술 행사 기간에 전시회를 마련해 외국 주요 미술애호가들의 방문도 기대된다.

회화의 형식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박종규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인간과 컴퓨터의 관계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우리 시대의 키워드를 컴퓨터, 네트워크, AI라고 진단한다.

박종규는 "인간의 역사는 신화에서 이성으로, 이성에서 테크놀로지로, 테크놀로지에서 로봇으로 향하는 역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컴퓨터 테크놀로지가 극한까지 발전했을 때, 인간이 로봇처럼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는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에 주목한다. 컴퓨터 화면은 긍정적 신호, 즉 시그널로 운용된다. 그런데 가끔 부정적 신호인 노이즈가 발생한다. 화면이 손상되거나 소리가 지연되는 등의 현상이 노이즈다. 컴퓨터의 노이즈를 수집해 확대한 후 캔버스에 옮긴다. 컴퓨터의 노이즈는 부정적 가치지만 확대한 후 화면으로 옮겼을 때 정연한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노이즈가 오히려 아름다운 형식으로 태어난 것이다.

박종규는 인간과 컴퓨터의 관계에 관해 사유하면서 인류의 미래와 새로운 회화의 돌파구를 찾는 첫 번째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컴퓨터에 노이즈가 발생한다는 사실 속에 담겨있는 행간의 의미다. 아직 휴머니즘이 살아있다는 뜻이다. 컴퓨터가 완전무결해질 때 인간은 로봇이 되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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