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SVB 사태에…다시 고개 드는 부동산PF 위기론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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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20  |  수정 2023-03-20 07:08  |  발행일 2023-03-20 제2면
일부 저축은행·증권사·건설사 부담 커져

한신평 "하이투자증권 모니터링할 것"
부동산 한파·SVB 사태에…다시 고개 드는 부동산PF 위기론
대구 수성구 법이산에서 바라본 수성구 지역 아파트. 영남일보 DB
국내 부동산시장 한파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국내에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 만에 부동산 관련 부채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경우 국내에서 부동산 PF에 취약한 2금융권 중소형 금융사와 건설사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한파·SVB 사태에…다시 고개 드는 부동산PF 위기론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주택시장이 가격 하락과 미분양 물량 증가로 경착륙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해외 은행의 예금 대량 인출(뱅크런)과 금리 위험 관리 실패 등으로 금융 불안과 경기 둔화가 현실화되면 국내 주택시장 경기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에선 제2금융권 부동산 PF 금융 위험노출액이 200조원이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집계한 비은행권 부동산 PF 금융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작년 6월 말 기준 191조7천억원 규모로 2018년 말(94조5천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연구원은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대출, 지급보증, 유동화증권 등을 합산한 것이다. 작년 말까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용도가 낮은 지방의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제2금융기관, 중소 건설사, 브릿지론 등을 중심으로 위험이 크다"며 "일부는 이미 구조조정 과정에 진입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저축은행, 증권, 부동산신탁의 업종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제시했다. 저축은행은 브릿지론, 부동산 PF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이 각각 100%를 초과하거나 합산 기준이 200%를 넘는 곳을 집중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캐피탈사는 브릿지론 등 부동산금융 부실 위험이 있다며 DB캐피탈, M캐피탈, 에이캐피탈, 오케이캐피탈, 현대캐피탈 등을 주요 검토 대상으로 꼽았다. 증권사에 대해서도 부동산금융 건전성이 악화하면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 위험이 모두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주요 검토 대상으로 하이투자증권, SK증권, 케이프증권을 언급했다.
특히 한신평은 DGB금융그룹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에 대해 "지난해 1분기 신종자본증권 2천억원 발행 등 자본 확충으로 사업기반이 확대됐다"면서도 "주력 사업부문인 IB영업환경이 비우호적인 가운데 우발부채 실행에 따른 신용 및 유동성 위험 등에 대해 리스크 관리가 적절히 이뤄지는지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전했다.

 

건설사의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건설산업의 분양성과와 PF 우발채무를 주시하면서 건설사들의 현금흐름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한편 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회사채·단기 금융시장 및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 회의'를 열어 부실 우려가 있는 PF 사업장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 달 'PF 대주단 협약'을 가동한다. 이와 동시에 정책금융을 28조4천억원으로 늘려 공급키로 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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