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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말 입주 예정인 대구 북구 고성동의 '대구역 오페라 더블유'는 입주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입주촉진팀'이 투입됐다. 입주 촉진 상담사들이 이 아파트 수분양자들에게 기존 주택 매매, 대출 등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다. <이룸엠앤디 제공> |
부동산 침체 탓에 주택건설사들이 신규 아파트 입주율 높이기에 비상이 걸렸다. 입주율이 낮으면 분양 잔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건설사나 시행자들이 자금 경색으로 경영난에 빠질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건설사 등은 하자 접수 등 단순한 안내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주택 거래 중개를 알선, 대출 상담 등 적극적인 입주 촉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는 것.
지난 4일 찾은 대구 북구 고성동에 위치한 아이에스동서의 '대구역 오페라 더블유'(총 1천88세대) 현장. 5월 말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에는 입주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입주촉진팀'이 투입됐다. 이 팀은 분양권 전매, 기존 주택 매도나 전월세, 대출 등 분양자가 빠른 시일내 입주를 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입주자 사전 점검이 이뤄지던 이날, 분양자들은 기존 집 처분, 대출 등과 관련한 고민을 맞춤형으로 상담받을 수 있었다.
이 아파트 입주촉진팀은 통상 3~4일인 입주자 사전점검 기간을 7일로 늘리고 지원 인력도 120명을 투입해 입주율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아파트의 경우, 이런 노력 덕분에 입주 예상률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계약자 전수조사를 했을 당시 입주 의사를 밝힌 비율이 40%에 머물렀지만, 사전 점검 기간엔 약 70%로 높아졌다는 것.
이룸엠앤디 관계자는 "입주 촉진 비용이 투입되지만 악성 미입주을 최소화하려는 선제 대응이다. 대구에서 입주 마케팅을 하는 첫 단지이고, 벤치마킹하려는 업체들이 꽤 있다"고 했다.
다른 건설사들도 입주 관리 팀을 구성하는 등 대구 입주시장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전언이다. 건설사들이 입주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것은 지역의 신규 아파트 입주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대구·부산·경상권'의 아파트 입주율은 62.7%로 전월(64.9)보다 소폭 하락했다. 특히 대구는 올해 역대 최대인 3만6천여 세대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입주 리스크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주택연구원 조사 결과, 3월 대구의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59.2로 전국 평균(80.2)을 크게 밑돌았으며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입주 리스크가 커지면 건설사나 사업 주체에서 잔금 납부 유예 등 입주율 높이기 위한 지원 마케팅이 보다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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