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L자형 연착륙 가능성 높다"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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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6 06:44  |  수정 2023-04-26 06:44  |  발행일 2023-04-26 제15면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실물경기 부진·금융 불안정땐
경착륙 시나리오도 배제 못해
부동산PF·전세시장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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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동산 경기는 하방 압력이 높으나, 향후 'L자' 형태의 연착륙 가능성이 크다는 현대경제연구원의 전망이 나왔다. 다만 실물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금융 불안정 심화 시 경착륙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경기 반등, 실수요 요건 충족이 중요하다'를 주제로 낸 보고서에서 부동산 경기의 상·하방 요인을 종합해 볼 때, 하방 압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거시경제, 주택공급 및 수요, 금융 등의 변수를 이용해 부동산시장 압력지수를 산출한 결과, 지난 2월 지수는 32.2포인트로 기준선(50포인트)을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선인 50포인트를 웃돌면 부동산 시장의 확장 압력이 높아지는 것, 50포인트를 밑돌면 하방 압력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원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으로 주택 매수 심리와 실수요·투자수요가 크게 위축된 게 하방 압력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실물경기 침체가 주택 경기 부진으로 전이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하방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

최근 전셋값 하락으로 갭투자(전세 끼고 집을 사거나 입주 가능한 매물을 사들여 새로 전세를 놓음) 수요가 감소한 것도 부동산 경기 하방 압력 요인으로 거론됐다.

다만 이 같은 하방 요인에도 상방 요인과 완화되는 고금리 기조, 주택가격의 하방경직성으로 경착륙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연구원의 판단이다.

상방 요인으로는 △고점 형성 이후 하락하고 있는 시장 금리 △올해 초부터 개선되고 있는 부동산 심리 △주택가격에 대한 고평가 인식 완화와 잠재 수요 확대 등이 꼽힌다.

지난 1월 전국(강남 3구·용산구 제외) 규제지역이 해지되는 등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가 과거에 비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도 주택경기의 급격한 침체를 완화시키고 있다.

국내 주택가격의 하방 경직성도 부동산 경기의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가격 하락기에는 일정 수준 이상 가격이 하락하면 주택보유자가 거래를 통한 손해를 기피해 매도를 유보한다. 반면 실수요자들의 매수 수요가 발생하면서 가격 급락이 제한된다.

연구원은 향후 부동산 경기는 주택가격이 일정 수준 하락한 이후 보합권을 유지하는 'L'자형의 연착륙 형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 불안정성 등과 같은 상존해 있는 리스크 요인이 심화할 경우 경착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관리와 전세시장 안정 등의 정책 대응을 통해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PF 부실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기 위해 정책수단을 확보해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에 대비해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세입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개선, 전세 사기 근절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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