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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 시행으로 급등했던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아파트 시장에 역전세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신축과 대도시 아파트일수록 전셋값 하락 폭이 커 역전세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올해와 2년 전 전세 거래를 분석한 결과, 2년 전에 비해 전세 최고가격이 낮아진 하락 거래가 전체의 62%(1만9천928건)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 들어 지난 4월26일까지 전세 거래된 전국 아파트 18만9천485건 가운데 동일 단지·동일 면적의 전세계약이 2년 전 같은 기간 중 1건 이상 체결된 3만2천22건의 최고 거래가격을 비교한 것이다.
권역별로 하락 거래는 수도권이 66%, 비수도권이 57%로 수도권의 비중이 높았다.
시·도별로는 대구의 하락 거래 비중이 87.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세종(78.4%), 대전(70.8%), 인천(70.5%), 부산(69.6%), 울산(68.2%) 경기(66.0%), 서울(64.2%) 등의 순이었다. 수도권 등 주택 수요가 많은 대도시에서 전세 하락 거래가 늘어난 셈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낮은 가격으로 신규 계약한 사례가 많았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또한 신축 아파트일수록 역전세 우려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최근 2년(2021년 4월30일 대비 2023년 4월21일 기준)간 전국 연식 구간별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5년 이내가 -5.85%로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이어 △6~10년 이내 -4.70% △10년 초과 -0.40% 순으로 집계됐다.
2년 전 대비 올해 전세 하락 거래 비중도 5년 이내 신축이 70.9%(4천324건 중 3천66건)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수도권 신축 아파트의 하락 거래 비중은 73.8%(2천260건 중 1천669건)으로, 지방 67.7%(2천64건 대비 1천397건)에 비해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 수요가 많은 대도시나 주거 선호도가 높은 신축에서도 역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거래당사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전셋값 약세가 지속되면서 전세보증금 반환을 둘러싼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전세보증금 반환 지연에 따른 갈등은 물론 소송, 대출이자 등 비용 부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가격 고점이었던 2021~2022년 초까지 계약한 임차인들의 전세 만료 시점이 속속 도래하면서 역전세 이슈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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