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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철 (경북 구미시 감사담당관실 기술감사팀장) |
기술직 공무원을 처음 시작한 1990년대와 지금의 기술 변화를 비교한다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발전이 있었다. 건설자재에서 공법, 시공기술까지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 변화가 이뤄졌다. 급변하는 건설기술을 관리하는 기술직 공무원은 자신이 배우고 익힌 온갖 기술을 직접 활용할 기회는 거의 없으나 신기술을 훤히 꿰뚫어 보는 재능과 실력을 갖춰야 감독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건설 현장의 적정 공법부터 산출 내용까지 세밀한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건설 현장의 새로운 지식과 관련 법·제도까지 완벽하게 알아야 부실 공사와 건설 현장의 부조리를 막을 수 있어서다.
공직생활을 막 시작한 Z세대 새내기 공무원은 현장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 현장에서 건설기술을 직접 배우고 익힐 기회를 얻지 못한 경우가 많다. 경북 구미시 감사실 기술감사팀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제목조차 생소한 ‘기술직 공무원 대형 건설사업장 현장교육’을 지난해 도입했다. 기술직 7급 이하 공무원 25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달까지 네 차례 교육도 마쳤다. 현장 경력이 풍부한 감리단장·현장소장을 강사로 초빙해 생동감 넘치는 현장 맞춤 교육으로 진행했다.
기술직 공무원의 현장교육 목적은 오롯이 하나다. 기술직 공무원이 책이나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대형건설사업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해서다. 비록 반나절이라는 짧은 교육시간이었으나 현장에서 건축물을 바라보면서 문답식으로 진행한 교육은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새내기 공무원의 학습 열기로 매우 뜨거웠다. 기술직 공무원들이 건설 현장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기초·골조·건축·시공 기술에 관심을 갖고 메모하는 모습은 감동을 하기에 충분했다.
일각에서는 공사 현장을 감독·지도하는 공무원이 감리단장이나 현장소장에게 배운다는 사실에 눈총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신기술을 가장 빨리 습득할 방법은 현장 교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교육을 마친 어느 새내기 공무원은 "시공 기술자 부족,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 안전관리 등 건설 현장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직접 보고 들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귀띔했다. 자만하지 않고 끝없는 배움에 나선 구미시 기술직 공무원의 열정과 노력에 감사한다. 지금도 신기술 익히기에 여념이 없는 공무원에게 박수를 보낸다.
배기철 (경북 구미시 감사담당관실 기술감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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