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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문재인입니다'가 10일 개봉했다. 대한민국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강아지와 텃밭 가꾸기 등으로 소일하며 살아가는 일상을 PD의 시각에서 차근차근 기록한 휴먼 다큐다.
영화는 10일 한국영화 예매율 1위를 찍었다. 이창재〈사진〉 감독은 "열심히 촬영한 작품을 내놓을 수 있어 기쁘다. 하지만 개봉 전에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논쟁에 휩쓸리면서 힘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올해로 다큐멘터리 경력 30년 차를 맞았다. 현재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숨' '비상' '길 위에서' 등 그동안 주로 영성이 느껴지는 작품을 제작해왔다.
▶영화가 개봉 전 찬반여론이 벌어지는 등 적잖은 화제가 됐다.
"솔직히 이런 논란이 있을지 예상 못 했다. 대통령 자체가 논란의 중심에 있으니까 영화작품으로 보기 이전에 온갖 말들이 무성한 듯하다. 한 사람의 인물 다큐를 기획한 입장에서 힘이 빠진다."
▶작품을 만들기까지 과정은 어떠했나.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작품이 나오기까지 총 6년의 시간을 투입했다. 30년 차 다큐 감독인데 제 경력의 5분의 1이 담긴 것이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오케이 사인을 받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가장 길었다. 너무 오래 기다리면서 이 작품을 꼭 해야 할까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는데, 만들고 싶다는 제 안의 욕구가 컸던 것 같다."
▶어려움 속에서도 작품을 만들고자 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문 대통령이라는 인물이 내게 울림을 주었던 것 같다. 변호사에서 대통령, 다시 자연인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거쳐온 그의 인생궤적을 돌아보고, 대통령이라는 큰 옷을 벗어놓은 후에 그가 들려줄 이야기가 궁금했다."
▶다큐를 찍으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
"촬영팀은 스스로를 벽에 붙은 파리라고 생각했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고 했다. 이동할 때도 후다닥이 아니라 동선을 피해서 다니고, 망원렌즈를 많이 썼다."
▶연출이나 사전 각본에 따라 진행된 부분도 있나.
"없다. 장치를 하면 효과적인 장면을 얻거나 감독의 의도를 더 잘 드러낼 수 있으나 어떤 식으로든 작품에 개입하는 것을 싫어한다."
▶아름다운 영상과 잔잔한 음악이 귓가에 머무는 듯하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조성우 음악감독과 작업했다. 처음 음악을 부탁하면서 '봄날은 간다'처럼 음악이 선행하지 않고 수줍은 듯 화면과 어우러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정말 그런 톤의 음악을 만들어주셨다."
▶감독님이 친이재명계라고 하여 관람 반대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제가 평소 하루에 뉴스를 10~20분 정도 본다. 포털도 잘 안 보는 편이라 시류를 잘 모른다. 그런 말들이 나오고 정말 억울해서 해명을 할 생각도 했는데, 그러면 또 기사가 나고 이슈가 더 커진다고 해서 접었다."
▶차기작에 대해서도 한마디 해 달라.
"또 다른 인물 다큐를 만들 예정이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적 인물은 아닐 것 같다. 온전히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 울림을 줄 수 있는 그런 작품을 꾸준히 만들고 싶다."
김은경기자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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