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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어프리 전시 프로그램 참가자가 작품을 직접 만져보며 촉감으로 그림을 감상하고 있다.<포스코 제공> |
포스코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국회화 전시회를 열어 눈길을 끈다.
11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 본사 포스코갤러리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촉감으로 한국회화를 감상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장벽을 허문다는 의미의 '배리어프리'는 장애인들이 편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없앤 환경을 뜻한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4일부터 포항제철소 1기 종합준공 50주년 기념 '철(鐵)만난 예술, 옛 그림과의 대화' 전시회를 연 바 있다. 이번 배리어프리 전시 프로그램은 해당 전시회의 일환으로 시각예술에서 가장 소외된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포스코갤러리가 경북 시각장애인협의회와 함께 전시회 관람을 희망하는 경북 22개 지역 시각장애인들을 초청, 손끝으로 국보급 한국 명화를 감상하는 기회를 주고 있다.
작품에 손을 댈 수 없는 일반 전시회와 달리, 이번 전시 작품들은 국립중앙박물관과 리움미술관 등에 소장된 조선 시대 명화를 복제한 '레플리카 작품'이다.
포스코 원천기술이자 고해상 프린팅 기술인 '포스아트 기술'로 철강재 위에 작품을 구현했다. 적층 인쇄 기법으로 수차례 반복적인 인쇄 과정과 물감층을 쌓아 올린 것.
이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은 직접 작품을 만져보면서 사물의 음영을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다.
참가자들은 '맹호도'와 같은 한국회화 걸작품을 주요 그림부터 배경에 그려진 나무 한 그루까지 꼼꼼하게 만져보며 작품의 촉감을 느낀다. 여기에다 도슨트(작품에 대한 전문 해설자)의 설명이 더해지고, 준비된 점자 설명서를 통해 상세 내용을 파악하면서 참가자들이 작품의 묘사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갤러리 측은 시각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을 1대1로 매칭해 작품 관람 시 안전 위험도 최소화했다.
전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관람객은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미술 작품 감상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번 배리어프리 전시를 통해 손으로 직접 작품을 만지면서 그림의 색채와 질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스코갤러리 관계자는 "작품의 시각적 측면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각을 자극해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작품의 아름다움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참여자들의 호응도가 높았던 만큼 앞으로도 시각장애인들의 즐거운 문화생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일반 시민들도 별도 예약 없이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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