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고] 우리 지역에 대구 군부대가 와야 하는 이유 (3) 군위

  • 고재균 전 국방시설본부 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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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9 07:59  |  수정 2023-05-29 08:29  |  발행일 2023-05-29 제20면
군위는 밀리터리타운 조성에 최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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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균 (전 국방시설본부 사업부장)

올해 초 경북 군위군으로부터 대구 군부대 유치와 관련해 자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군위는 필자의 고향이자 대구 군공항 이전지 선정과 관련해 뜨거운 시간을 보냈던 곳이기에 이번 군위군의 요청도 운명처럼 느껴졌다.

국방시설본부 사업부장(준장)을 지내고 2017~2020년 국방부의 대구공항이전부지선정위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군위 우보면 단독유치'와 '군위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 공동유치'를 두고 팽팽한 접전을 벌인 끝에 공동유치가 결정됐는데, 단독유치를 원했던 군위의 아쉬움을 옆에서 지켜보며 아쉬움을 함께 느끼기도 했다. 그런 우보면이 이번에는 군부대로 다시 한번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군위군에 따르면 대구 군부대 이전계획에 따라 작년 11월 유치 타당성 검토서를 대구시에 제출했고, 대구시에서는 12월 사전 협의 서류를 국방부에 제출한 상태라고 한다.

이에 군위군이 요청한 자문위원에 응하면서 세밀하게 검토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군위로의 군부대 이전에 따른 사회적 이점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대형시설 유치에 상당히 개방적인 곳이라 군부대 유치에 필요한 갈등관리에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조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공항 단독유치에 좌절을 맛본 우보면민의 군부대 유치에 대한 갈망은 군부대 유치촉구 행사에서도 나타났는데, 무려 16개 사회단체가 참여했다고 하니 이번만큼은 반드시 유치해 내겠다는 결의가 읽힌다.

군부대는 위치도 상당히 중요하다. 대구편입과 신공항 건설로 군위로 향하는 총 9개의 광역 교통망이 구축되는데 군위에서 서울까지는 철로로 2시간, 대구는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구경북의 중심은 물론 동남권 교통의 요충지로 작전 수행상 접근성과 기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 곳이 없고 산악지대가 일부 있지만 대부분 평지로 작전성 검토 기준에도 부합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가도 장점이다.

아울러 오는 7월 군위군이 대구시에 편입되면 군부대의 군위 이전은 대구 안에서의 이전에 해당하게 된다. 인구가 줄고 있는 대구 입장에서는 인적·경제적 효과를 그대로 안을 수 있고, 군위 입장에서도 젊은 인구 유입과 산업구조 변화를 꾀하기에 이만한 호재가 없다. 무엇보다 군부대 이전에 따른 절차·협의가 간소화된다는 점이 큰 이점이다. 오랫동안 공병 병과에 복무한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대구시가 말하는 새로운 밀리터리타운을 조성하기에 군위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군위 서부지역에는 공항과 공군부대 그리고 2천여 가구의 영외 관사가 확정돼 있고, 군위 동부지역은 군부대를 유치해 육군·공군·미군의 밀리터리타운이 가능하다.

60년이 지나도 어린 시절을 지낸 마을은 아직도 그 모습이 남아 있다. 대구 인근 도시이지만 경산·구미·칠곡이 발전하는 동안 팔공산에 가로막혀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남아있는 고향이다. 대구편입·신공항·군부대가 군위의 3대 키워드라고 하는데 이제 남은 것은 군부대 유치뿐이다. 여담이지만 군위(軍威)는 '군사의 위세', 우보(友保)는 '돕고 지킨다'는 뜻의 한자를 쓴다. 신라 김유신 장군이 백제 정벌 당시 군위에 진을 치면서 삼국통일을 이뤘고, 고려 태조 왕건은 공산전투 때 군위를 지나가며 그 기운을 받아 후삼국통일을 이뤘다는 숨은 이야기도 있다. 역사적 필연에 의해 군사의 위세를 끌어올려 나라를 지켜야 하는 게 군위와 우보의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고재균 (전 국방시설본부 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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