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우주발사체 서해 추락…"곧 2차 발사"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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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1 06:51  |  수정 2023-06-01 08:03  |  발행일 2023-06-01 제1면
"기술결함" 실패 즉시 인정
서울 한때 경보오발령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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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1일 정찰위성을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우주발사체'를 남쪽 방향으로 발사했지만 서해에 추락, 실패로 돌아갔다.

정부는 긴급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를 여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섰고, 미국과 함께 북한의 이번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도발이라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다만 이날 서울시에는 경계경보 위급재난 문자가 발령됐다 오발령으로 정정되면서 외신까지 주목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29분쯤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남쪽으로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한 예고기간(31일∼6월11일) 첫날에 쏘아 올린 것이다. 이 발사체는 인천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한 뒤 비정상적인 비행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오전 8시5분쯤 전북 군산 서쪽 60여㎞에 위치한 어청도 기준, 서방 200여㎞ 해상에 낙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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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일부를 해상에서 인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 연합뉴스
때문에 북한이 '만리경 1호'로 이름 붙인 군사용 정찰위성은 공중에서 폭발했거나 그대로 바다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군은 낙하한 북한 발사체 잔해 수거에 나섰으며 추진체 엔진의 성능과 외국 부품 사용 여부, 기술 수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발사체를 쏜 지 2시간30여분 만인 이날 오전 9시5분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특히 '천리마-1'로 명명한 위성운반로켓의 신형 엔진과 연료에 사실상 기술적 결함이 있다고 시인한 만큼 북한이 기술적 준비를 완벽히 끝내지 못한 상태에서 정치적 이유로 발사를 서둘렀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북한은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2차 발사를 진행할 것이라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북한이 처음에 예고했던 오는 11일 이전에 또 발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조태용 안보실장 주재로 NSC를 열어 북한을 규탄하고 추가적인 발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가 '자위권'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를 금지하고 있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만큼 정부는 미국·일본 등과 공조해 안보리 소집을 요구하는 등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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