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발사체] 서울시 '경보문자 패닉' 어땠길래…외신까지 주목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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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31 18:36  |  수정 2023-05-31 18:41  |  발행일 2023-06-01 제5면
혼란의 31일 오전 서울, 오발령에 네이버 먹통까지
오세훈 사과에도 논란…행안부-서울시 공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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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31일 오전 서울시가 발송한 경계경보 발령 위급 재난문자(왼쪽). 이어 행정안전부는 6시41분 서울시가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이라는 문자를 다시 보냈고 서울시는 경계경보해제를 알리는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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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역 대합실 TV에 관련 뉴스속보가 나오는 가운데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 갑작스럽게 울린 경보음을 듣고 휴대전화 안전안내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행안부는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이라고 정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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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이날 오전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서울시가 발송한 '경계경보' 위급재난 문자 관련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31일 오전 이른 시간에 이른바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면서 서울은 대혼란을 겪었다.


이날 오전 북한이 서해 방향으로 발사체를 쏜 후 백령·대청면에 경계경보가 발령됐으며, 서울에도 사이렌과 함께 6시41분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이라는 위급재난문자가 발송됐고 휴대폰을 통해 사이렌이 울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민방위 방송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자에는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내용만 담겼다.

서울시 경계경보 발령 직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탓에 시민들은 혼란과 불안에 떨어야 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던 만큼 정보를 찾기 위해 휴대폰 검색에 나섰으며 출근길 지하철로 향하는 시민들은 휴대폰만 바라본 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선 급하게 집을 나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정보를 검색하기 위해 시민들이 온라인으로 몰리면서 모바일 네이버에 접속이 한때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20여분 뒤 행정안전부가 오발령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은 SNS 등을 통해 분통을 터트렸다. 또 '경계경보가 해제됐다'며 '북한 미사일이로 인한 것'이라는 추가로 알림을 보내 상황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문자 발송 논란을 두고 "많은 분께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오발령이 아닌 과잉대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행안부가 서울시에 보낸 지령방송 내용이 불명확했고, 이를 추가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반면 앞서 행안부 측은 "위급 재난 문자는 행안부와 지자체가 모두 발송할 수 있는데, 이번에 서울시 전역에 전송된 문자는 서울시가 오발송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계경보가 발령된 지역은 인천 백령지역뿐인데, 서울시에서 발송이 잘못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외신들도 이날 서울시의 경보가 잘못 전송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대피 경보와 사이렌이 서울에서 '패닉'(혼란·공황상태)을 불러일으켰다며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등을 알아보려는 트윗이 쏟아지면서 '경보'와 '대피'가 주요 주제였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로켓이 한국에서 잘못된 대피 명령 경보(False-Alarm)를 촉발했다"(뉴욕타임스), "북한의 로켓 발사로 서울에서 공습 사이렌이 잘못 울렸다"(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유력 매체들도 경보 오발령 소동을 기사 제목으로 달고 상세히 보도했다.

이를 두고 야권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이재명 대표) "북한 무인기가 용산까지 들어왔을 때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위기관리시스템이 북한이 통보한 발사 사실에는 오발령됐다"(박광온 원내대표)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같은 경계경보 논란은 방한 중인 외국 정상들의 일정에도 영향을 줬다. 보건복지부는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정상 부부들이 한국 의료서비스를 체험하는 행사를 이날 오후 개최하려 했지만 참석하려던 정상 부부들 중 일부는 이날 아침 경계경보에 놀라 불참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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