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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무 (대구 화동초등 교사) |
대구시교육청은 기후변화환경교육을 위해 795개 유초중고 가운데 110개 학교가 생태전환교육 실천학교로 운영하고, 13개 학교는 탄소중립 시범학교, 451개 학교가 ESD(지속가능발전교육) 학생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녹색학습원이 학교환경교육을 지원하고, 따로 실천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에 직접 지원하는 예산만도 7억원원이 넘는다.
이렇게 기후변화환경교육에 힘을 쏟고 지원하는 대표적인 교육청일 것이다. 더구나 생태전환교육은 강은희 교육감의 공약이었으니 더 힘이 실려 있다. 교사들은 누구나 체감하고 있고 학교는 오랫동안 지속가능발전교육을 해왔다. 시급한 일은 기후변화, 기후위기에 대해서 절박하게 인식하고, 지금 왜 생태전환교육이라는 말을 쓰는지 이해하는 게 핵심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기후변화환경교육 실천지원단으로 활동하고, 5·6월 집중적으로 학교를 방문하여 컨설팅하고 있다. 수업을 마치고 이웃 학교로 가서 몇 시간 컨설팅하는 일은 고된 일이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사들과 함께 모여서 정말 진지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고 우리가 먼저 실천하기로 다짐했다. 당장 한 가지 방법으로 반 아이들과 점심을 먹고 학교 숲과 텃밭을 산책하며 같이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2015년 6월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생태회칙 '찬미 받으소서'를 발표했다. 그만큼 기후위기·생태위기·인류의 생존위기가 심각하다고 인식한 것이다. 교황은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의 인간중심, 성장과 물질중심의 삶이 공동의 집인 지구를 손상해 왔으며, 인류는 생태적 회개를 하고, 온전한 생태학을 제안했다. 교황은 "교육과 훈련 없이 변화는 불가능하다"라며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환경교육은 일상생활과 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고, 생활과 소비의 방식을 바꾸면 권력을 행사하는 이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했다.
이는 교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해 12월11일,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195개국이 모여 지구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채택했다. 하지만 오바마가 주도한 파리협약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탈퇴하면서 지지부진해졌다. 교사들이 가르쳤지만 정치는 변하지 않자 2018년 8월, 당시 15세 그레타 툰베리는 금요일에 학교에 가지 않고 국회의사당으로 갔다. 그리고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라는 글을 종이상자를 뜯어서 쓰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지금 우리 지구, 우리 집이 불타고 있으니, 당장 행동해야 한다'라는 외침은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를 해결하라는 청소년의 기후 행동으로 퍼져나갔다. 2019년 9월, 세계 곳곳에서 미래를 위한 금요일, 기후정의행진이 펼쳐졌다.
2018년 10월 인천에서 열린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에서 203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특별보고서를 냈다. (2023년 3월 스위스에서 열린 IPCC 제58차 총회에서 '제6차 평가보고서'를 승인했다. 지구온난화 경고에도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 증가했고, 지구는 더 뜨거워졌고 세계 곳곳에서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지금처럼 탄소를 배출하면 1.5℃를 막기 위한 예산은 10년 안에 바닥나고 우리는 경험하지 못한 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적지 않다. 지금 당장 기후 행동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런 손상된 지구를 위해 교육이 해야 할 방향에 대해 2018년 11월 OECD는 교육의 목표를 확대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고, 2021년 11월 UNESCO는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 2050' 보고서를 내어 교육의 목적을 재정립하고, 교육학을 새로 써야 한다고 했다. '교육 시스템은 장기적 지속가능성보다 단기적 특권과 편리함이 더 중요하다는 잘못된 믿음을 심어왔다. 또한, 개인의 성공과 국가경쟁력, 경제발전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연대, 이해, 우리의 상호의존성 그리고 서로와 지구에 대한 보살핌을 손상시켰다'라고 하면서 손상된 지구를 위한 교육과정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이런 방향에 강은희 교육감을 비롯한 시·도교육감들이 먼저 선언을 하면서 응답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나로선 더디기만 하다. 기후위기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인식, 속도가 더 빨라지는 기후위기에서 생태문명으로 전환하기 위해 교육에서 희망을 찾고, 교사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생태전환교육이다. 교육청은 더 구체적으로 교사를 지원하기를 요청한다. 교사들도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고 지금보다 더 담대하게 생태전환교육 실천에 나서자.
임성무 〈대구 화동초등 교사〉

임성무 대구 화동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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