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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선 국회의원 (국민의힘) |
'나라 있으매 내가 있고, 내가 없으매 나라 있다면 이 한 몸 던져서 나라 어이 아니 건지리.' 평생 좌우명으로 가슴에 새긴 이 문구는 3·1 만세운동을 주도하신 할아버지 이준석 애국지사의 묘비명에 적힌 내용이다. 지난해 국회에 입성해 대표발의 1호 법안으로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승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이 법은 국회심의를 거쳐 지난 2월27일 본회의를 통과했고, 약 3개월의 행정절차와 준비를 거쳐 5일 국가보훈부가 공식 출범한다.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 국가보훈부 격상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할아버지처럼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국가 유공자분들을 제대로 모실 수 있도록 국가 시스템을 개선했기에 뿌듯함을 느낀다.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미 의회 연설 중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윌리엄 웨버 대령의 손녀 데인 웨버를 언급하며 깊은 감사와 무한한 경의를 표했다. 연설 도중 소개받은 데인 웨버는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존경 어린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참전용사의 자녀로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의원들을 별도로 언급하며 대한민국은 함께 자유를 지켜낸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나 참전용사를 명예롭게 예우하는 미국 정부와 국민들에 대해 특별한 경의를 표한 부분에서는 큰 감동을 느꼈다. 이제 대한민국도 '영웅을 기억하는 나라, 영웅을 존중하는 나라'로 거듭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국가보훈부에 몇 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먼저 영웅들에 대한 현실적인 처우개선이다. 그동안 희생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해 어렵게 사시는 분도 계시며, 장기간 정신적·신체적 치료를 받지 못해 후유증에 시달리는 분들도 계신다. 처우개선을 위해선 일괄적인 지원 방식만 고집하기보다는 개개인별 맞춤형 지원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또 국가와 지자체가 나누어서 지원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서도 국가보훈부가 면밀히 재검토해 지역별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체계를 점검해야 한다. 두 번째로 국가유공자 선정 시스템의 재검토와 공정성 확보다. 여전히 일부 국가유공자에 대한 자격 논란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국가 유공자 선정에 공정성을 확보하고 국민 누구나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객관적 선정절차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 선정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우리가 계승해야 할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다. 그런데 유공자 선정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광주광역시가 맡고 있는 유공자 선정업무를 국가보훈부가 맡아서 관리해야 한다. 특히 해마다 반복되는 명단 공개, 공적 공개와 같은 의견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보훈부가 나서 적극적으로 자료를 정리하고 국가예우와 명예에 걸맞은 공개로 자긍심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국가보훈부 승격을 통해 대한민국 보훈 문화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후세에도 영웅을 기억하고, 영웅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를 위한 일이 가치 있는 일임을 젊은 세대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국가보훈부가 올바른 보훈문화 확산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대구지역 고등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시위를 벌인 '2·28 민주운동'에 대한 재조명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첫 횃불을 들었던 2·28은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뿌리로 인정받고 있다. 국가보훈부가 2·28 민주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고 희생된 분들에 대한 지원이 검토되길 기대한다.이인선 국회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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