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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차량 모습. 영남일보DB |
4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지난 2일 레미콘사에게 7월부터 t당 10만5천원인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12만원으로 14.3%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지난해 시멘트 가격을 33% 인상한 시멘트업계 1위 쌍용C&E도 7월부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4천800원→ 11만9천600원으로 14.1% 인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일·아세아·삼표시멘트 등의 다른 시멘트 제조사도 일제히 인상 여부를 저울질 중이다. 시멘트를 공급받아 시공사에 납품해야 하는 레미콘업계 측은 "늦어도 다음 달 안으로 시멘트 업체 모두 가격 인상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멘트 가격 인상은 2021년 6월부터 시작해 최근 2년간 벌써 네 번째다. 2021년에는 5% 인상했으나 작년엔 2월, 9월 두 차례 가격을 올렸고 인상 폭도 각각 18%, 14% 수준이었다. 이때문에 2021년 6월 t당 7만5천원이던 시멘트 값은 현재 10만5천원 선으로 40%나 널뛰었다. 이번에 가격을 12만원 수준으로 올리면 2년새 60%나 올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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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건설사들은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시멘트 값이 오르면 이를 주원료로 하는 레미콘,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반죽한 것)의 공정 가격이 치솟기 때문이다. 이는 건설 단가 상승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시멘트 가격 인상시 이를 건설사에 납품하는 레미콘 가격에 전가해야 하는데, 이 경우 레미콘사와 건설사간 마찰도 불가피하다.
대구의 A 건설사 관계자는 "시멘트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격을 인상하려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시멘트가격이 오르면 공사가 진행 중인 시공사는 가격 상승분을 오롯이 감내해야 한다. 가뜩이나 주택 건설 경기도 안좋은데 원자재 가격까지 상승하면 건설경기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역의 B 건설사 관계자도 "시멘트업체에서 요구하는 가격 상승 폭이 너무 크다"면서 "특히 이제 막 골조 공사에 들어간 현장에선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건설업계는 시멘트사를 상대로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이번 주중 시멘트업계에 공문을 보내 유연탄 가격이 인하한 만큼 시멘트 가격도 낮출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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