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시리아 난민 송환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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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12  |  수정 2023-06-12 07:17  |  발행일 2023-06-12 제25면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시리아 난민 송환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시리아는 지난 12년간 경제제재와 외교단절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있었는데 얼마 전 아랍 국가들이 이 고립을 풀어주었다. 시리아의 대통령 알아사드가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은 지난달이었다. 이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시리아와 외교 관계를 복원하면서 제일 먼저 들고 나온 요구사항이 자국에 와 있는 시리아 난민을 '안전하게' 데려가라는 것이었다. 내전이 일어난 2011년부터 시리아에서 튀르키예, 레바논, 요르단 등지로 탈출한 난민은 6백만명에 이른다.

레바논은 인구 4백만명인데 난민 150만명이 얹혀살았다. 시리아가 일할 수 있는 업종을 정해 주었더니 그들은 지난 10년간 삶의 터전을 닦았다. 이제 그들에게 본국 송환은 청천벽력이다. 레바논 보안군이 갑자기 들이닥쳐 난민을 트럭에 싣고 레바논·시리아 국경의 중립지대에 쏟아붓고 가버린다. 거기서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로 실려 간 한 여인은 거리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브로커에게 거금을 주고 레바논의 살던 곳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현재 공포의 나날을 보내면서 총을 맞고 죽을지언정 돌아가진 않겠다고 한다. 송환되면 병역기피나 반정부활동 혐의로 잡혀가고 그 후 생사를 모르게 된다. 튀르키예의 시리아 난민은 330만명인데 지난 대선 때 이들의 송환이 핫이슈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년 내에 1백만명을 자원 귀국시키겠다고 장담한 바 있다. 요르단에는 65만명이 있는데 얼마 전 이곳에서 열린 아랍 5개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본격적 송환 전에 1천명을 먼저 보내어 안전한지 간을 보자고 했다. 어디서든 시리아 난민들은 강제송환 될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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