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신뢰 회복'이 평화의 첫걸음이다

  • 박문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 북한학 박사
  • |
  • 입력 2023-06-12  |  수정 2023-06-12 06:59  |  발행일 2023-06-12 제26면
상호신뢰 결여된 북미회담

이후 北 '대테러 비협력국'

남북관계 정상화 방법론도

여전히 '강압에 의한 평화'

신뢰 바탕 한반도 설계해야

[아침을 열며] 신뢰 회복이 평화의 첫걸음이다
박문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 북한학 박사

5년 전 오늘은 역사상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 '새로운 북·미 관계 구축'을 선언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던 날이다. 정상회담 이후 공동합의문을 통해 미국은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제공을 약속했고, 북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특히 양국은 한반도 및 세계의 평화, 번영, 안전을 고취하기 위한 새로운 북·미 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할 것을 합의했다.

그러나 현재의 한반도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전으로 돌아가 있다. 미국은 27년 연속 북한을 '대테러 비협력국'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북한 역시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고도화에 열을 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달 말에는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군사정찰위성' 발사까지 시도했다.

현재 미국의 관심은 중국과의 패권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의 현상 유지 그리고 인도-태평양에서의 새로운 질서 유지에 집중되어 있다. 물론 북한 핵과 미사일도 관심사 중 하나이긴 하나 앞선 이슈에 비하면 그 중요도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에서 군사적 위기 상황을 지속적으로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다.

'북·미 관계 개선' 실패는 '상호 신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의 '선 조치'를 신뢰하지 못했고, 북한은 미국의 '후속 조치'를 믿고 기다리지 못했다. 결국 '신뢰'가 없는 정상회담은 '정치적 이벤트'로 끝날 뿐만 아니라 양국 간의 더 깊은 '불신'을 낳게 된다.

지난주 대통령실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다.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비전 아래 3대 국가안보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첫 번째 전략과제로 '자유와 연대의 협력외교 전개'를 제시하며,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전환하고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과 일본과도 새로운 수준의 '한·미·일 안보협력'은 물론 경제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한반도 평화 구축과 남북관계 정상화' 전략과제도 발표했는데,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억제(Deterrence)'와 제재 강화 및 틈새 차단을 통한 '단념(Dissuasion)' 그리고 비핵화 협상 복귀 유도의 '대화(Dialogue)'라는 '3D 접근'을 핵심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오도록 하는 전략적 환경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힘을 통한 평화'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방법론으로 제시되고 있다.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서는 북한과의 '신뢰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 '힘'으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강압에 의한 평화'는 '불안한 평화'이지 '진정한 평화'가 될 수 없다.

최근 국제사회는 새로운 '블록화'와 '신냉전'의 질서로 재편되는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모든 국가는 자국의 '국익'을 최우선시한다.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다. 남북 관계는 때로는 '진전'하고 때로는 '후퇴'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호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진전을 위한 '대화와 협상'이 가능하며, '진정한 평화'도 이뤄낼 수 있다. '희망'과 '확신'을 가지고 그동안의 북한 문제에 대한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반도 미래'를 설계해 가야 할 것이다. 박문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 북한학 박사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