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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에 집값 하락보다는 보합을 전망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4명이 올 하반기 주택 매매가격이 '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부동산R114가 지난 9일부터 23일까지 15일간 전국 2천73명을 대상으로 '2023년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반기 주택 매매 가격이 '보합'을 나타낼 것이라는 응답이 41%였다. 직전 조사(지난 상반기 조사)에서 보합을 전망한 비율이 23%에 그친 것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 '하락'은 35%, '상승'은 24%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에선 '하락'이라고 답한 비율은 65%로 압도적이었다. 당시 하락 응답 비중이 2008년부터 조사를 진행한 이래 가장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엔 하락 응답이 보합 쪽으로 다수 이동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상승 응답 비율은 24%에 그쳤지만 직전 조사(12%)에 비해선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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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2명 중 1명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10.91%) △이자 및 세금 부담으로 매도물량 증가(8.56%) △하반기 역전세 이슈 심화(8.1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상승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핵심 지역 고가아파트 가격 상승'(25.10%),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 기조 변화'(23.47%) 등을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그 다음으로는 △급매물 위주로 실수요층 유입(16.73%) △아파트 분양시장 활성화(10.41%) △정부 규제 완화 전망(8.57%)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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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격 하락 전망을 선택한 주된 이유는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역전세) 리스크'(44.40%)였다. 2021년 하반기 최고점에 체결된 전세계약의 만기가 임박해서다. 이어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 매물 증가(17.85%) △2020~2021년 전세가격 급등 부담감(10.47%) △인천 등 일부지역 입주물량 증가(9.44%) 등의 순이었다.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답한 응답자 중 33.15%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 부담감과 높은 금리 등으로 위축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전세 수요를 늘려 가격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다음으로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물건 공급 부족(22.70%) △청약(사전청약)을 위한 일시적 전세 거주 증가(12.97%) △서울 등 일부 인기지역 입주물량 부족(12.79%) △월세가격 오름세에 전세가 상승 압력(11.53%)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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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핵심 변수에 대해선 소비자 10명 중 4명이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여건'(23.44%)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18.28%) 등을 지목했다.
그 외에는 △대출·세금 등 부동산 규제 환경 변화 여부(16.69%) △전월세가격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 여부(12.59%) △민간소비 등 국내 실물 경기지표 변화(10.27%) △3기 신도시 등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6.85%) △PF 부실 및 금융권 연체율 상승 가능성(6.75%) 등을 선택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향후 부동산시장 변수로 PF 부실 문제와 연체율 등에 대한 응답이 이번 조사에서 새로 등장했다"면서 "이 부분이 최근 건설사와 금융권 등에서 하반기 주요 리스크 중 하나로 거론되는 만큼 시장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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